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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지적에도…세제개편이 명인제약-신도리코 못잡아"
김광미 기자
2026-08-11 10:00:00
상속·증여 주가 평가기간 6년6개월로 늘렸지만…이미 눌러 놓은 주가로는 제재 어려워 시가 평가 도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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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개편안 주가누르기 방지법 관련 내용 (제작=오현영 기자)

[딜사이트 김광미 기자] 재정경제부가 이재명 대통령의 지적에 따라 이른바 ‘주가누르기’를 막기 위한 세제개편안을 내놨지만 시장에서는 실효성이 낮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편안을 적용하면 상속 증여세를 피하기 위해 주가를 단기간에 낮춘 이들은 적발할 수 있겠지만 장기간 저평가되거나 일찍부터 주가를 눌러놓은 기업들의 본질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기는 어려워서다.


11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지난 3일 발표된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상속·증여 주식의 평가방식을 개선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상장주식 평가액을 현행 평가기준일 전후 각 2개월, 총 4개월 평균 시세로 산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주가누르기가 의심되는 경우 현행 평가액의 130%와 과거 장기간의 평균주가 중 높은 금액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과거 평균주가 적용기간은 최대 6년6개월까지 확대된다.


정부는 상속·증여를 앞두고 특정 시점에 주가를 낮추는 행위를 막겠다는 취지로 개편안을 내놓았다. 과거 주가를 함께 반영하면 증여·상속 직전 주가가 급락하더라도 세 부담이 크게 낮아지는 것을 제한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개편안이 주가누르기 본질을 제대로 겨냥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가를 몇 개월 또는 1~2년 간만 고의로 낮춘 기업이라면 개편안이 효용을 갖겠지만 기업가치 대비 낮은 주가가 수년간 이어진 기업이라면 과거 주가 역시 본질 가치보다는 현저히 낮기 때문에 장기 평균을 적용해도 세 부담을 크게 높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는 “시가라는 의미는 현재의 본질 가치를 말한다”며 “이미 눌러 놓은 6년 전 주가를 반영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기업의 사업구조와 실적, 자산가치 등이 변한 상황에서 과거 주가를 길게 끌어와 평균을 내는 방식만으로는 상속·증여 시점의 실질적인 기업가치를 평가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김 대표는 주가누르기 방지 관련 입법 논의에 꾸준히 참여해 왔다. 지난달 21일 이소영·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에서 공동 개최한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주가누르기 방지법 입법과제 토론회’에서도 발제자로 참여해 주가를 낮추는 행위를 일일이 적발하기보다 낮은 주가를 유지할 경제적 유인을 없애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민국 대표는 특정 시점의 주가 하락보다 장기간 이어지는 저평가를 지적하고 있다. 그는 “어떤 기업의 주식은 영원히 저평가되는 경우도 있다”며 “밸류에이션이 계속 디레이팅되면서 돈을 많이 벌고 돈을 쌓아도 주가가 오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가가 PBR(순자산 대비 주가비율) 기준 0.5배, 0.4배, 0.3배로 계속 낮아지는 기업이라면 과거 가격을 아무리 길게 평균해도 결국 낮은 가격을 반복해서 반영하는 셈이다.


실제 주가 하락 이후 증여가 이뤄지면서 논란이 된 사례도 있다. 명인제약 창업주 이행명 회장은 지난 5월 보유 주식 가운데 96만주를 두 딸에게 증여했는데 당시 주가가 상장 이후 고점 대비 크게 낮아진 상황이어서 시장에서는 승계를 위한 증여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무기기를 전문으로 하는 신도리코 역시 특정 시점의 주가 하락과 무관하게 장기간 낮은 밸류에이션이 이어진 사례로 볼 수 있다. 신도리코의 PBR은 2021년 0.35배, 2022년 0.33배, 2023년 0.32배, 2024년 0.35배 수준으로 4년 연속 0.3배대에 머물렀고 2025년 9월에도 0.41배에 그쳤다.


김 대표는 이런 기업들이 단순히 주가를 떨어뜨리는 행위를 하지 않더라도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자본배치, IR 등을 소극적으로 하는 것만으로도 낮은 주가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가를 누를 만한 요인을 없애는 게 맞다”며 주가를 낮춘 뒤 적발하는 방식보다 주가가 낮을수록 상속·증여세가 줄어드는 구조 자체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다.


상장주식에도 순자산가치의 일정 수준을 평가 하한으로 두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비상장주식은 순자산가치와 순손익가치를 함께 고려해 평가하고, 평가액이 순자산가치의 80%보다 낮으면 80%를 하한으로 적용하고 있는데, 이소영 의원이 지난해 대표발의한 상속·증여세법 개정안 역시 PBR 0.8배 미만 상장주식에 대해 비상장주식 평가방식을 준용하고 순자산가치의 80%를 하한으로 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소영·이훈기 의원은 정부안에서 빠진 순자산가치 하한 등 주가누르기 방지 내용을 추가로 담은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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