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KDB생명보험 매각 본입찰이 한화생명·흥국생명·한국투자금융지주(한투지주)의 3파전으로 압축됐다. 예비입찰에서 생명보험업계 '빅3(삼성·교보·한화생명)'가 모두 참여하며 관심을 모았지만, 본입찰에서는 실질적인 인수 의지를 가진 후보들만 남았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세 후보 가운데 흥국생명과 한투지주의 전략적 인수 유인이 상대적으로 뚜렷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마감된 KDB생명 본입찰에 한화생명, 흥국생명(태광그룹), 한투지주가 최종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르면 이달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예비입찰이 인수 대상 기업을 살펴보기 위한 탐색전 성격이었다면, 본입찰은 인수 가격과 거래 조건을 담은 구속력 있는 제안을 제출하는 절차다. 이에 따라 후보군도 실제 인수 의지가 있는 곳으로 재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의 이탈은 업계에서도 어느 정도 예상됐다는 분위기다. 삼성생명은 자산총계가 300조원을 웃도는 업계 1위 사업자인 만큼 KDB생명을 인수하더라도 외형 확대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KDB생명의 자산규모는 16조5575억원이다.
교보생명 역시 금융지주 전환을 염두에 두고 다양한 매물을 검토하고 있지만, SBI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추가 대형 M&A에 투입할 자본 여력이 상대적으로 제한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했다. 교보생명은 KDB생명 예비입찰에 앞서 예별손해보험 회계 실사를 진행했지만 본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반면 M&A시장에서는 흥국생명의 전략적 인수 명분이 가장 뚜렷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KDB생명을 품을 경우 단순 합산 기준 자산규모가 39조8468억원으로 늘어나 KB라이프(34조6152억원)와 동양생명(34조4600억원)을 웃돌게 된다. 단순한 외형 확대를 넘어 생보업계 중위권 판도를 바꿀 수 있는 M&A라는 점에서 인수 유인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해 1분기 말 기준 흥국생명의 자산규모는 23조2893억원이다. KDB생명 인수 추진은 태광그룹 차원의 금융사업 확대 전략과 맞물린 행보로 해석된다.
한투지주 역시 보험업 진출과 자산운용 계열사와의 시너지 측면에서 KDB생명의 전략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투지주는 연내 보험사 인수를 공식화한 데 이어 KDB생명과 롯데손해보험을 동시에 검토하고 있다.
특히 한투지주가 산하에 한국투자신탁운용·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 등 다수의 자산운용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험사의 장기 운용자산 수요와 계열 운용사의 운용 역량을 결합해 상품 개발과 위탁운용 등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손해보험사보다 생명보험사 인수의 전략적 활용도가 더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화생명도 생명보험 본업 경쟁력 확대라는 측면에서 KDB생명 인수 명분은 충분하다. 다만 최근 1조원 안팎으로 거론되는 애큐온캐피탈·애큐온저축은행 패키지 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만큼 추가 대형 M&A까지 동시에 추진하기에는 자금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공존한다.
결국 이번 인수전의 승부는 인수 가격뿐 아니라 인수 이후 필요한 자본 투입 여력을 누가 확보하고 있느냐에서 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DB생명의 건전성 개선을 위한 추가 자본확충 부담까지 감안해야 하는 만큼, 가격 경쟁력과 인수 이후 사업 시너지를 동시에 제시하는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흥국생명은 체급 확대 효과가 가장 크고, 한투지주는 보험업 진출과 자산운용 시너지라는 전략적 목적이 분명하다"며 "결국 본입찰에서는 인수 가격뿐 아니라 인수 이후 어떤 성장 전략을 제시하느냐가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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