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코오롱글로벌이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23위를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5계단 하락했다. 최근 건설경기 침체와 주택사업 위축의 영향으로 공사실적과 경영평가가 모두 둔화되면서 20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2026년 시공능력평가'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의 시공능력평가액은 2조293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2조4944억원 대비 약 8%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18위를 차지한 코오롱글로벌은 30위 내에서 가장 많이 순위가 하락했다.
이런 결과는 최근 3년간 이어진 주택경기 침체의 영향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시공능력평가는 공사실적과 경영평가, 기술능력, 신인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데, 공사실적은 최근 3년간의 기성실적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최근 들어 건설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과거 신규 착공 감소와 분양시장 위축의 여파가 올해 평가에도 그대로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공사실적 외에도 경영평가 부문이 순위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경영평가는 실질자본금과 자기자본비율, 차입금 의존도, 수익성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항목이다. 건설업황 악화로 수익성이 둔화되고 재무지표가 약화되면서 경쟁사 대비 상대적인 평가 경쟁력이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건설사들이 외형 확대보다 재무건전성과 수익성 확보에 집중한 점도 규모 중심의 시공능력평가에서는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20위권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코오롱글로벌이 20위권 밖으로 밀려난 사이 금호건설과 효성중공업은 나란히 20위권에 진입했다. 금호건설은 공공공사와 토목 분야의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순위를 끌어올렸고, 효성중공업은 전력 인프라와 산업설비 등 비주택 부문의 성장세가 반영, 7계단이나 오르면서 처음으로 20위권에 들었다. 주택사업 의존도가 높은 건설사와 공공 인프라·플랜트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춘 건설사 간 희비가 엇갈린 셈이다.
다만 토목 경쟁력 자체가 크게 약화된 것은 아니다. 코오롱글로벌은 세부 토목 공종에서 도로공사 기성액 2221억원으로 전국 10위를 기록했다. 공항공사 부문에서도 기성액 168억원으로 4위에 올랐으며, 상·하수도 공사에서는 168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하천·산림·농수산 토목공사 역시 기성액 236억원으로 5위에 오르는 등 인프라 분야에서는 꾸준한 경쟁력을 유지했다.
결국 이번 순위 하락은 토목 경쟁력 약화보다 주택사업 부진과 경영평가 둔화의 영향이 더 컸다는 분석이다. 시공능력평가가 최근 3년간의 실적과 재무상태를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만큼 주택시장 침체가 순위에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글로벌은 최근 풍력과 환경 등 신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풍력발전과 환경 인프라, 비주택 사업 비중을 확대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러한 변화는 최근 3년 평균 실적을 반영하는 시공능력평가 특성상 이번 평가에는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이후 비주택 부문 수주 확대와 수익성 개선이 이어질 경우 내년 시공능력평가에서는 순위 회복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토목과 환경 인프라 분야의 기존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주택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향후 시공능력평가 반등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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