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트리니티항공(옛 티웨이항공)이 인천공항 항공기 정비시설(격납고) 신축 투자를 다시 한번 연기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최초로 격납고 시설을 세워 항공기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 진출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사명 변경과 신규 항공기 도입, 유류비·환율 등이 겹치면서 정작 신사업 투자 일정도 잇따라 늦춰지는 모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트리니티항공은 인천국제공항 첨단복합항공단지 정비시설(H2) 개발사업의 투자 기간을 변경했다. 당초 정정 전 시작일은 2026년 8월1일, 종료일은 2028년 8월이었으나 이번 공시를 통해 시작일은 2027년 12월, 종료일은 2029년 12월로 미뤄졌다. 대외 변수에 따라 회사의 투자 시기를 조정했다는 회사 측 설명이다. 8월 투자 집행 일정도 지난 3월에서 연기된 것임을 감안하면 이번 까지 세 차례나 투자 일정이 조정된 것이다.
이 사업은 과거 티웨이항공 시절이던 2024년 첨단복합단지 항공기 정비시설 개발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본격화됐다. 7만㎡ 부지에 항공기 5대를 동시에 정비할 수 있는 대형 격납고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글로벌 MRO 시장의 성장에 대응해 자체 정비 역량을 강화하고 가격 경쟁력과 항공안전을 높이겠다는 취지였다. 당시 인천공항공사는 트리니티항공이 항공정비시설을 구축하면 10년간 4784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30년간 국내 정비 확대를 통해 1826억원의 국부유출 방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사업 추진 과정에서 일정과 규모가 잇따라 조정됐다. 최초 1523억원이었던 사업비는 올해 3월 입찰을 통한 비용 감소로 1365억원으로 조정됐다. 또 설계업체 선정 지연 등의 이유로 투자 시작 시점도 당초 올해 3월에서 8월로 한 차례 미뤄졌고 이번에 또 다시 1년 넘게 연기됐다.
투자가 재차 연기된 배경에는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트리니티항공은 올해 1분기 매출 6121억원, 영업이익 192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2분기에는 환율과 유류비 상승의 영향을 받아 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트리니티항공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매출 4600억원, 영업손실 1200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렇다 보니 트리니티항공은 지난 5~6월 승무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 신청을 받으며 긴축경영에 돌입했다. 하반기에는 중대형기 A330-900NEO와 B737-8 등 신규 기재 도입과 사명 변경에 따른 운영 비용도 예정돼 있다. 여기에 유류비와 고환율 부담도 이어지면서 대규모 설비 투자에 속도를 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평가다. 다만 최대주주인 소노인터내셔널의 유상증자로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3499%에서 올해 1분기 1947%로 크게 낮아졌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제시했던 MRO 사업 투자 일정이 연거푸 늦춰지면서 신사업 진출 시점도 당초 계획보다 훨씬 뒤로 미뤄지게 됐다.
트리니티항공은 투자 연기가 재무 부담 때문이라기보다 격납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격납고 건설 사업의 안전성 확보 및 정비 효율성 극대화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착공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최근 인프라의 완성도를 더욱 높이기 위한 설계 안의 추가적인 검토와 관계기관 합의에 시간이 소요돼 착공 일정을 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철저한 정비 시스템이 가능한 격납고를 구축해 현장 대응 속도 개선과 정비 품질을 높여 안전 운항 시스템 향상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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