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사상 최대 규모의 실적 호황 속에서 삼성전자의 3개년 주주환원정책의 추가환원 공식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자사주·매입 소각과 특별배당 중 하나를 선택해 추가환원을 시행했다면 이번 3개년(2024~2026년)에는 두 방안을 함께 실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 장기화 전망 속에서 이같은 병행이 차기 환원 전략에도 그대로 반영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메모리 고객사와의 장기공급계약(FTA) 선수금 및 임직원 성과급 보상용 자사주 매입 등 변수에도 3년간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의 규모를 감안하면 특별배당과 자사주매입·소각 모두 이전 수준을 크게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특별배당 확대는 삼성 오너 일가의 차입금(주식담보대출) 부담을 일부 완화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주주가치 제고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주주환원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순철 삼성전자 CFO(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은 "올해 특별 배당을 포함한 주주하는 정책 관련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 대해 적극 토론 중"이라고 설명했다. 자사주매입·소각과 관련해서는 "주주가치 제고와 임직원 보상 효과를 고려해 최적의 방안을 도출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3년간 누적 FCF의 5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는 3개년 단위 주주환원책을 펼쳐오고 있다. 이에 따라 FCF 50%가 정규배당 지급 총액을 웃돌 경우 그 초과분을 추가 환원하는 구조다. 추가 환원 방식은 당시 상황에 따라 자사주매입·소각과 특별배당 중 하나를 택해왔다.
첫 시즌이었던 2015~2017년의 경우 총 20조6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 후 소각했다. 2018~2020년에는 특별배당을 통해 10조7000억원을 주주들에게 돌려줬다. 2021~2023년에는 글로벌 경기 둔화 및 메모리 시황 위축 여파로 추가 환원을 실시하지 않았지만 연간 9조8000억원 규모의 정규배당은 그대로 유지했다.
이번 주기 역시 연간 정규배당 규모와 FCF 50% 환원 기조는 동일하게 가져간다. 다만 FCF 규모는 올해 실적 호황에 힘입어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주주환원책 기준 삼성전자의 FCF는 2024년 19조9000억원, 지난해 36조5000억원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포함한 2024~2026년 누적 FCF 규모가 최소 3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최종 FCF는 다른 변수, 특히 임직원 성과보상용 자사주매입 금액이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공시상 올해 매입한 보상용 자사주 규모는 약 13조2500억원 수준이다. 이를 포함해 올해 특별경영성과급 등에 쓰일 자사주매입액이 모두 FCF에서 차감된다고 가정할 경우, 이를 반영한 FCF 50%는 약 130억원에서 140억원 사이 수준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간환원 성격의 1조3000억원 규모 특별배당을 실시했다. 이와 함께 8조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매입·소각도 진행했다. 여기에 3년간 정규배당 규모인 29조4000억원을 적용하면 남은 환원재원은 최소 100조원 이상일 가능성이 높다. 앞서 DS투자증권은 추가 환원 재원 규모가 약 131조80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관건은 특별배당과 자사주매입·소각 사이 비율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주가 밸류에이션 적정성에 대한 판단이 비율 결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 통상적으로 자사주매입·소각이 현금배당보다 주당가치 제고 효과가 크다고 평가되는 만큼, 현 주가가 저평가 국면이라고 본다면 자사주·매입 소각에 무게감을 줄 수 있다. 앞서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은 지난달 30일 삼성전자 주식 약 7억원 어치를 매입한 바 있다.
특별배당의 경우 삼성 총수 일가에게도 우호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올해 이재용 회장을 비롯해,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보유 주식에 따른 정규배당 지급액은 연간 3850억원(세전 기준) 수준으로 추산된다. 단순 계산으로 특별배당이 40조원 이상일 경우 지급액은 조단위로 확대될 수 있는 셈이다.
배당금이 커지면 총수 일가가 상속세 납부를 위해 받았던 주식담보대출 부담을 줄이는데도 도움이 된다. 관련 주담대 규모는 올해 상반기 기준 약 3조7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배당 확대로 전체 상환까지는 쉽지 않겠지만 이자 부담 완화 및 원금 일부 상환 등에는 충분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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