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과 함께 금융권의 포용금융 전략도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 지원에 머물렀던 기존 포용금융에서 벗어나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지역경제, 청년 등 경제 주체의 성장을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모습이다. 금융당국 역시 포용금융을 일회성 지원이 아닌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으로 확대하는 정책 기조를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딜사이트는 주요 금융그룹이 하반기 어떤 포용금융 전략을 추진하는지, 각 그룹의 전략이 어디에 방점을 두고 있는지와 그 차별성을 차례로 짚어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임초롱 기자] KB금융그룹이 올해 포용금융의 무게중심을 단순 대출 확대에서 취약차주의 '재기 지원'으로 옮긴다. 민간 중금리대출을 확대하는 동시에 채무조정과 연체채권 소각, 사후상담까지 연계해 신용회복과 경제활동 복귀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올해 포용금융 지원 규모도 당초 3조원에서 약 7조원으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KB금융은 올해 포용금융 계획에 민간 중금리대출 3조5000억원과 소멸시효 도래 전 연체채권 소각 5000억원을 새롭게 포함했다. 당초 KB금융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간 소상공인·자영업자와 서민·취약계층에 총 17조원을 공급하고 올해 3조원을 지원할 계획이었다. 포용금융 범위를 대출 공급에서 채무 재조정과 장기 연체채권 정리까지 확대하면서 올해 지원 규모도 7조원으로 늘어났다. 기존 계획 가운데서는 6월 말까지 2조5000억원을 집행했다.
KB금융 포용금융 전략의 핵심은 취약차주의 재기 지원이다. 하반기에는 채무조정과 연체채권 소각을 확대한다. KB금융은 상반기 4441억원에 이어 하반기 4616억원 규모의 채무를 추가 조정할 예정이다. 연간 채무조정 규모만 9057억원에 달한다. 신규 자금 공급에 그치지 않고 원금·이자 감면을 병행해 장기 연체를 예방하고 상환 여력을 회복시키겠다는 취지다.
채무조정과 함께 회수가 어려운 장기 연체채권도 선제적으로 정리한다. 채권 소각은 하반기에 더 큰 폭으로 늘린다. 상반기 약 2100억원을 정리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채권을 소각할 계획이다. 최소 4200억원 이상이 추가되는 만큼 연간 소각 규모는 63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회수 가능성이 낮은 연체채권의 소멸시효를 반복적으로 연장하는 대신 선제적으로 정리해 장기 연체자의 경제활동 복귀와 제도권 금융 재진입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KB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국민은행은 최근 5년간 소멸시효를 연장하지 않고 시효를 완성한 채권이 4148억원에 이른다.
채무조정 이후 신용회복을 돕는 사후 지원 체계도 강화한다. KB국민은행은 영업점 방문이 어려운 차주를 대상으로 비대면 채무조정팀을 운영해 상담 접수부터 조정 실행까지 한 번에 처리하고 있다. 서울·인천·대전·대구·부산·전주 등 전국 6곳의 KB희망금융센터에서는 채무진단과 신용상담, 외부 지원제도 연계를 제공한다. 신용회복위원회와 연계한 심리상담도 병행해 채무 감면 이후 생활과 경제활동 회복까지 지원한다.
재기 지원과 함께 금융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한 신규 포용금융 사업도 확대한다. KB금융은 연내 배달플랫폼 종사자를 위한 미소금융 대출과 청년 전용 새희망홀씨Ⅱ를 출시한다. 농촌지역 태양광 패널 설치를 지원하고 인구감소지역 중소기업 근로자의 점심값을 보조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중소기업 중대재해 예방 사업에는 올해부터 70억원을 투입해 약 1000개 기업의 안전관리 체계 구축을 지원한다.
KB금융은 올해 포용금융의 초점을 단순한 자금 공급 확대보다 취약차주의 재기와 금융 접근성 회복에 맞췄다. 채무조정과 연체채권 소각, 신용회복 상담을 하나의 지원 체계로 묶고 청년·지역·중소기업 지원 프로그램까지 확대해 포용금융의 범위를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하반기에는 이러한 재기 지원 체계와 성장 지원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가동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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