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우리은행이 하반기 조직개편을 통해 고객 데이터 분석부터 상품·채널 전략, 영업 실행까지 한 조직에서 추진하는 리테일 영업 체계를 구축했다. 리테일 관련 조직을 통합한 컨트롤타워를 신설한 가운데, 디지털 조직에 속했던 마이데이터 조직을 영업 조직으로 옮긴 점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로 꼽힌다. 고객 데이터를 수집·관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영업 현장에서 활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달 초 실시한 하반기 조직개편에서 개인영업전략부, 부동산금융부, 채널전략부, 마이데이터플랫폼부 등 4개 부서를 통합해 리테일영업총괄부를 신설했다. 리테일영업총괄부는 고객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영업전략을 수립하고 상품·채널·마케팅 실행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조직개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마이데이터플랫폼부다. 디지털영업그룹 산하에 있던 이 부서는 개인그룹 리테일영업총괄부 산하 마이데이터총괄팀과 마이데이터분석팀으로 재편됐다. 마이데이터 기능이 디지털 조직을 떠나 리테일 영업전략 조직으로 이동한 셈이다. 마이데이터 관련 인력의 근무 공간도 우리금융디지털타워에서 본사로 옮긴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변화에는 데이터 분석 조직과 영업 조직 간 협업을 강화하려는 정진완 행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터 분석 결과가 실제 영업 전략과 현장 실행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관련 조직이 처음부터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배경이 됐다는 설명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영업 부서와 데이터 조직이 처음부터 고객 데이터를 어떻게 영업에 효과적으로 활용할지 함께 고민하고 발전시켜 보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은행권의 데이터 전략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마이데이터 제도 도입 초기에는 고객 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축적된 데이터를 상품 추천과 고객 관리, 맞춤형 마케팅 등 실제 수익 창출로 연결하는 역량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진완 행장은 취임 이후 디지털·데이터 조직의 역할을 단계적으로 재정비해 왔다. 지난해 하반기 조직개편에서는 디지털영업그룹을 신설하고 IT·디지털 개발 역량 강화를 위해 HR그룹 산하에 TECH인사부를 새로 만들었다. 올해 초에는 삼성전자 MX사업부 출신 정의철 전 상무를 디지털영업그룹장으로 영입했고, 2월에는 삼성월렛 제휴 사업과 티켓 판매 플랫폼 사업을 AX혁신그룹에서 디지털영업그룹으로 이관했다.
이 같은 흐름을 종합하면 우리은행의 디지털 전략도 역할 분담이 보다 명확해지는 모습이다. 디지털영업그룹은 우리WON뱅킹과 삼성월렛, 플랫폼 제휴 등 비대면 플랫폼·신사업 영역에 집중하고, 마이데이터 조직은 리테일 영업 현장과 밀착해 고객 분석과 맞춤형 마케팅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대부분 은행이 데이터 조직을 디지털 또는 AI 조직 산하에 두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은행의 이번 조직개편은 데이터를 기술 영역이 아닌 영업 경쟁력 강화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우리은행은 이번 조직개편에서 내부통제 체계도 함께 정비했다. 우리은행은 최근 조직개편에서 내부통제 체계도 함께 정비했다. 본부감사부가 담당하던 글로벌 검사 기능은 검사총괄부로 재편해 국내외 영업조직에 대한 검사 기능을 일원화했다. 본부감사부 내에는 경영감사팀을 신설해 본부의 주요 경영 현안에 대한 적정성을 검증하는 기능을 강화했다.
최상진 우리은행 종합기획부 부부장은 “이번 조직개편은 데이터 기반 영업 경쟁력과 내부통제 역량을 균형 있게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며 “앞으로도 효율적인 조직 운영을 바탕으로 고객을 위한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취약계층을 위한 포용금융도 적극 실천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더욱 공고히 다져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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