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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이어 미국도 발목…임종룡 글로벌 전략 '또 악재'
차화영 기자
2026-08-04 11:00:00
3500만달러 CRE 대출 EOD에 NPL 6.6배 급증…김도훈 법인장 첫 과제는 부실 정리
이 기사는 2026-08-03 08:10:08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홍콩지점 투자자산 부실로 미국 법인장이 조기 교체된 우리은행이 미국 현지법인에서도 대규모 상업용부동산(CRE) 대출 부실과 마주했다. 홍콩 부실이 이태훈 전 우리아메리카은행 법인장 교체의 결정타로 작용했던 가운데, 재임 중 급격히 악화한 미국법인의 건전성도 인사 판단에 부담을 더한 것으로 전해진다. 새로 취임한 김도훈 법인장은 영업 확대보다 3500만달러 규모의 기한이익상실(EOD) 자산을 정리하고 무너진 건전성을 회복하는 일부터 맡게 됐다. 해외 영업 확대에 속도를 내던 우리은행의 글로벌 전략도 당분간 성장보다 리스크 관리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아메리카은행은 최근 김도훈 법인장 체제로 전환했다. 김 법인장은 2003년 우리은행 통합 공채 1기로 입행해 런던지점 부지점장과 영업본부 기업지점장, 우리금융지주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거친 전략·기업금융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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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훈 우리아메리카은행 법인장. (제공=우리금융)

김 법인장이 취임과 동시에 받아든 첫 과제는 전임 체제에서 수면 위로 드러난 CRE 대출 부실이다. 우리아메리카은행은 미국 내 한 오피스빌딩 관련 자산에 취급한 담보대출에서 대규모 연체와 부실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빌딩에는 삼성전자 동부지역 조직이 입주해 있었지만 이 조직이 텍사스로 이전한 뒤 공실이 장기화하면서 임대수익과 자산가치가 악화한 것으로 전해진다.


새 임차인을 확보하지 못한 차주가 대출을 정상적으로 상환하지 못하면서 우리아메리카은행의 익스포저도 부실화했다. 결국 해당 대출 가운데 약 3500만달러 규모에서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EOD는 채무자가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못해 금융회사가 만기 전 원리금 상환을 요구할 수 있게 된 상태다. 아직 최종 손실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담보 처분과 채권 회수가 지연될수록 충당금과 수익성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공시된 건전성 지표에서도 CRE 부실의 여파가 확인된다. 우리아메리카은행의 무수익여신(NPL)은 지난해 1분기 589만9000달러에서 4분기 361만6000달러로 39% 줄었지만, 올해 1분기에는 2391만4000달러로 직전 분기보다 6.6배 급증했다.

전체 NPL 증가분의 대부분은 상업용부동산 대출에서 발생했다. 비농업용 비주거 부동산 NPL은 지난해 1분기 508만달러에서 4분기 237만9000달러까지 감소했다가 올해 1분기 2218만1000달러로 직전 분기 대비 9.3배 증가했다. 올해 1분기 전체 NPL의 약 92.8%가 비농업용 비주거 부동산에서 발생한 셈이다.


추가 부실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는 초기 연체 자산도 가파르게 늘었다. 30~89일 연체 자산은 지난해 분기별 113만~158만달러 수준에 머물렀지만, 올해 1분기에는 3623만5000달러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22.9배 불어났다. 지난해 이어졌던 자산건전성 개선 흐름이 올해 1분기 들어 급격히 꺾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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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메리카은행 자산건전성 지표 추이. (그래픽=챗GPT)

금융권에서는 이번 건전성 악화가 이태훈 전 법인장의 조기 교체 과정에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홍콩지점장 재임 당시 취급한 투자자산 부실이 교체의 주된 배경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미국법인에서 발생한 CRE 대출 부실도 인사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해당 부실이 이 전 법인장의 직접적인 의사결정에 따른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 전 법인장 재임 기간 연체와 부실이 본격적으로 표면화했고, 미국법인의 건전성 지표가 급격히 악화했다는 점에서 사후 관리와 리스크 통제 책임까지 인사 검토 대상에 올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 감독당국은 대규모 부실이 발생하면 원인과 책임 소재도 엄격하게 살펴보는 편"이라며 "이 전 법인장이 교체된 결정적 이유는 홍콩지점장 재직 당시 부실이지만 미국법인 문제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이 전 법인장 교체에는 홍콩 부실이 결정타가 됐고, 미국법인의 CRE 부실이 추가적인 부담을 얹은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 전문성과 성과를 앞세워 파격 발탁한 인사가 홍콩과 미국 양쪽에서 불거진 부실 부담 속에 임기를 채우지 못하면서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글로벌 인사 전략에도 적잖은 흠집이 남게 됐다.


김 법인장의 성적표는 급증한 부실채권을 얼마나 빠르게 정상화하고 추가 건전성 악화를 차단하느냐에 달릴 전망이다. 미국 상업용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기존 부실자산의 회수 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신규 연체가 NPL로 전이되는 것도 막아야 한다.


금융권에서는 향후 충당금 관리와 부실채권 정리 속도가 우리아메리카은행의 실적과 수익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법인장도 취임사에서 고객 기반 확대와 함께 내부통제 및 리스크 관리 체계 강화, 건전성 관리를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이태훈 전 법인장이 홍콩과 미국에서 잇달아 불거진 부실 부담 속에 임기를 채우지 못한 만큼, 김 법인장에게는 외형 확대보다 건전성 회복과 현지 감독당국 대응이 우선 과제로 꼽힌다. 성장성과 전문성을 앞세웠던 우리은행의 미국 사업도 당분간 부실자산 정리와 조직 안정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충당금 충분히 적립한 상황으로 추가 전입 가능성 낮다"며 "하반기에는 연체 다수가 해소되고 이후로 손익도 전반적으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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