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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47억 베팅의 대가…크래프톤, 언노운월즈 가치 '반토막'
박관훈 기자
2026-08-11 08:40:00
①영업권 93%로 인수했지만 4년간 4379억 손상…인수 당시 기대와 실적 괴리 확대
이 기사는 2026-08-10 06:00:0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트 배틀그라운드'를 찾기 위한 크래프톤의 선택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이었다. 개발사와 스타트업은 물론 광고·콘텐츠 기업까지 인수하며 IP와 사업 영역 확장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다. 그러나 미래 성장성에 높은 값을 매긴 일부 대형 M&A는 대규모 손상차손으로 돌아왔고, 인수한 중소 개발사 가운데 파산·청산 사례도 이어졌다. 최근에도 크래프톤은 M&A를 통한 '스케일업'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딜사이트는 크래프톤의 주요 인수 사례와 이후 성적표를 추적해 투자 판단과 밸류에이션, 인수 후 관리 역량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크래프톤 언노운월즈 손상차손 현황.jpg
(그래픽=딜사이트 오현영 기자)

[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크래프톤이 사업 다각화를 위해 8000억원 넘게 베팅한 게임 개발사 언노운월즈(Unknown Worlds Entertainment, Inc.) 인수의 후유증을 겪고 있다. 인수가격의 90% 이상을 미래 수익 창출 능력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 영업권으로 잡았지만, 이후 실적이 당초 사업계획을 반복적으로 밑돌면서 대규모 손상차손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인수 후 4년간 누적 손상 규모가 당시 영업권의 절반을 넘어선 만큼 최초 밸류에이션의 적정성과 인수 이후 사업관리 체계를 되짚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크래프톤이 2021년 12월 인수한 서브노티카 개발사 언노운월즈는 지난해까지 4년간 총 4378억6686만원의 손상차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수 당시 계상한 영업권의 55.6%, 총 인수대금의 51.8%에 해당하는 규모다.


크래프톤은 2021년 12월 9일 서브노티카 시리즈 개발사 언노운월즈의 지분 100%를 8446억7086만원에 주식매수 방식으로 취득했다. 세계적인 흥행작 서브노티카의 검증된 개발력과 후속 파이프라인에 기대를 걸고 과감한 투자를 집행한 것이다. 인수대금은 현금 6508억2034만원과 향후 실적에 연동해 지급하는 조건부대가 1938억5052만원으로 구성됐다.


눈에 띄는 대목은 인수가격 가운데 영업권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크래프톤이 취득일 기준으로 식별해 인식한 언노운월즈의 순자산 공정가치는 567억157만원에 불과했다. 인수대금과 순자산 공정가치의 차액인 7879억6929만원이 영업권으로 계상됐다. 전체 인수가격의 93.3%에 달한다.


사실상 언노운월즈가 보유한 식별가능 자산보다 향후 창출할 초과수익과 개발 역량 등 미래가치에 인수가격 대부분을 베팅한 셈이다. 미래 실적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영업권 손상 위험도 그만큼 커질 수 있는 구조였다.


실제 인수 당시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은 이듬해부터 손상차손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크래프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언노운월즈 현금창출단위에 대해 2022년부터 2025년까지 4년간 4378억6686만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연도별로는 2022년 1338억5277만원, 2023년 2444억9957만원, 2024년 0원, 2025년 595억1452만원이다.

특히 2023년에 인식한 2444억9957만원은 크래프톤이 최근 수년간 공시한 단일 손상차손 중 최대 규모다. 회계감사인 삼정회계법인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4년 연속 언노운월즈 손상평가를 핵심감사사항으로 지정했다.


손상차손은 자산의 회수가능액이 장부가액보다 낮아졌을 때 그 차이를 회계상 손실로 반영하는 항목이다. 대규모 손상차손이 반복됐다는 것은 크래프톤이 인수 당시 전제했던 언노운월즈의 미래 현금창출력에 대한 기대가 상당 부분 낮아졌음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인수 당시 7879억원에 달했던 영업권의 절반 이상이 4년 만에 손상차손으로 반영된 셈이다.


이 같은 가치 하락의 배경에는 사업계획과 실제 실적 사이의 지속적인 괴리가 자리 잡고 있다. 크래프톤은 사업보고서를 통해 언노운월즈 인수 이듬해인 2022년부터 2025년까지 4개년 사업계획과 실제 실적을 공개했다.


매출은 2022년 793억원 계획 대비 478억원, 2023년 850억원 계획 대비 371억원, 2024년 834억원 계획 대비 391억원, 2025년 1321억원 계획 대비 397억원에 그쳤다. 계획 대비 매출 달성률은 2022년 60.3%에서 2023년 43.6%, 2024년 46.9%를 기록한 뒤 지난해에는 30.1%까지 떨어졌다.


수익성에서는 계획과 실제 실적의 간극이 더욱 뚜렷했다. 영업이익은 2022년 528억원 예상이 244억원으로, 2023년 528억원 예상이 71억원으로, 2024년 523억원 예상이 27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94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1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흑자 전망 자체가 빗나갔다.


크래프톤은 언노운월즈의 실적 부진 원인으로 문브레이커 부진, 서브노티카2 개발 지연, 시장 경쟁 심화 등을 꼽았다. 2022년 출시한 신작 문브레이커가 비주류 장르의 한계와 수익화 모델에 대한 부정적인 이용자 반응으로 목표 판매량에 미달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당초 2024년 출시를 목표로 했던 서브노티카2의 개발 일정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인수 당시 기대했던 신규 매출 발생 시점도 뒤로 밀렸다. 구독형·F2P(무료 플레이) 모델 확산 등 시장 경쟁 심화로 기존 패키지 매출 구조의 경쟁력이 약화한 점도 매출 부진의 배경으로 지목했다.


영업비용 측면에서는 예측치 대비 44~66% 늘어난 인력 채용에 따른 인건비 증가, 언노운월즈 경영진 3인에게 부여했다가 이후 전량 취소된 스톡옵션 관련 비현금성 비용까지 겹치며 영업이익 하락 폭을 키웠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실적 흐름을 놓고 언노운월즈 인수 당시 적용한 가치평가와 사업계획의 적정성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수 당시 크래프톤이 지급한 가격의 핵심은 언노운월즈가 보유한 자산보다 미래 성장성이었다. 하지만 인수 이후 4년 연속 매출이 사업계획을 밑돌았고, 영업이익 역시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면서 당시 인식했던 영업권의 절반 이상이 손상차손으로 돌아왔다.


특히 크래프톤이 '포스트 배틀그라운드'를 확보하기 위해 M&A를 주요 성장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언노운월즈 사례가 남긴 과제는 적지 않다는 평가다. 향후 대규모 M&A에서도 미래 성장성에 대한 기대를 인수가격에 어느 수준까지 반영할지, 인수 이후 사업계획과 실제 성과의 괴리를 어떻게 관리할지가 투자 효율성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크래프톤 관계자는 “언노운월즈 손상차손과 관련해서는 보고서에 기술된 설명에 더해 추가로 덧붙일 내용은 없어 보인다”며 “언노운월즈 인수 후 지금까지 흥행작이 없다가 최근 출시된 서브노티카2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반전이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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