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기간 설정

홍콩 투자 부실에 흔들린 임종룡 인사…우리은행 이태훈 美법인장 조기 교체
차화영 기자
2026-08-03 13:00:00
3500만유로 투자자산 부실 뒤늦게 현실화…'해외서 해외로' 첫 인사도 조기 교체
이 기사는 2026-07-31 07:00:0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뉴욕의 우리아메리카은행 본점. (사진=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우리은행이 미국 현지법인 ‘우리아메리카은행’의 이태훈 법인장을 취임 1년여 만에 전격 교체했다. 홍콩지점장 재임 시절 취급한 투자자산의 부실이 뒤늦게 현실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번 인사는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공을 들여온 '해외서 해외로' 글로벌 인사 전략이 첫 시험대에 올랐다는 점에서도 금융권의 관심을 끌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우리아메리카은행 법인장을 이태훈 법인장에서 김도훈 법인장으로 교체했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이 전 법인장은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한국으로 복귀했고, 김 법인장은 이달부터 우리아메리카은행 경영을 맡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인사의 가장 큰 배경으로 이 전 법인장이 홍콩지점장 재임 당시 취급한 투자자산 부실을 꼽고 있다. 이 전 법인장은 2022년부터 홍콩지점장을 맡아 기업금융 영업을 총괄했다. 당시 집행한 약 3500만유로(한화 약 570억원) 규모의 투자자산이 이후 부실화한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투자자산은 집행 당시에는 별다른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후 손실이 현실화하면서 당시 의사결정에 대한 내부 책임론도 제기된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홍콩에서 발생한 부실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안다"며 "과거 취급한 투자 건이 뒤늦게 문제가 되면서 법인장 교체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785401432973.jpg
류형진(왼쪽 아홉 번째) 우리은행 글로벌그룹장과 이태훈(왼쪽 열세 번째) 우리아메리카은행 법인장, 마크듀발(왼쪽 열 번째) 오스틴 아시안상공회의소CEO(최고경영자), 에릭보이스(왼쪽 일곱 번째) 시더파크 시의원 등이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우리아케리카은행 오스틴지점 개점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리은행 제공]

이번 인사는 해외법인장 한 명의 교체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금융권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전 법인장의 발탁이 임 회장의 글로벌 인사 전략을 상징하는 사례였던 만큼, 조기 교체 자체가 인사 기조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이 전 법인장의 발탁은 기존 관행을 깬 세대교체성 글로벌 인사의 대표 사례로 꼽혔다.


앞서 우리은행은 해외영업 활성화를 위해 부행장 임기를 마친 임원을 주요 해외법인장으로 보내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2024년 말 본부장급 인사를 해외법인장으로 전진 배치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통상 부행장급이 맡던 자리에 1970년대생 본부장급을 발탁하며 세대교체와 성과 중심 인사를 동시에 추진한 것이다. 당시 이 전 법인장과 함께 김병진 베트남우리은행 법인장, 류운종 중국우리은행 법인장 등이 해외 법인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이 전 법인장은 기업 구조조정과 기업금융 업무를 두루 거치며 해외 투자와 신디케이티드론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아 발탁된 인물로 평가받았다. 1994년 우리은행에 입행한 그는 워크아웃 과정의 인수금융 지원 업무를 수행하며 M&A와 출자전환 주식(Equity) 관련 경험을 쌓았고, 홍콩지점장 재임 중에는 신디케이티드론 중심의 기업금융 영업에서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출처=우리금융)

특히 그는 홍콩지점장에서 국내 복귀 없이 곧바로 미국 법인장으로 이동한 첫 사례였다. 당시에는 해외 전문인력을 국내 순환보직에 묶지 않고 핵심 거점에 연속 배치하겠다는 임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인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상징성이 컸던 인사가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마무리되면서 성과 중심 해외 인사 기조 역시 재평가가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후임인 김도훈 법인장은 2003년 우리은행 통합 공채 출신 첫 임원으로 해외 근무 경험과 그룹 전략기획 업무를 두루 거친 인물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인사를 우리은행이 해외 영업 확대보다 리스크 관리와 조직 안정에 방점을 찍은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성장성과 전문성을 앞세운 해외 인사에서 건전성과 리스크 관리 중심으로 무게추가 이동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