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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이 뽑은 김범석, 신뢰 못 미친 성과
최지혜 기자
2026-06-17 08:00:00
①임기 첫 해 2206억 순손실…성과 위주 기조 속 이례적 연임
이 기사는 2026-06-15 07:00:0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자산신탁 현황. (그래픽=김민영 차장)

[딜사이트 최지혜 기자] 김범석 우리자산신탁 대표 체제 2기의 최대 과제는 책임준공 사업장 후유증 해소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관리가 꼽힌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김 대표 선임 전 한차례 우리자산신탁에 유상증자를 단행했지만 실적부진 탓에 우리자산신탁 자본규모는 유상증자 전보다 악화한 상태다. 


부동산 신탁업의 비전문가라는 평가와 함께 취임한 김 대표 체제 하에 우리자산신탁은 지난해 업계 최대 규모의 손실을 떠안았다. 이어 연임 이후 첫 성적표인 올해 1분기 흑자전환에는 성공했으나 실질적인 실적 회복은 추가 부실 통제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자산신탁은 올해 1분기 4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대규모 충당금 적립과 손실 인식으로 실적이 급격히 악화했던 점을 감안하면 일단 한숨을 돌린 모습이다. 다만 실적 개선은 충당금 부담 완화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컸고, 신탁계정에서는 여전히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고유계정 영업수익의 경우 전년동기보다 32.3% 급감한 164억원을 나타냈다.


김 대표는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체제의 비은행 계열사 인사에서 우리자산신탁 수장으로 발탁된 인물이다. 임 회장은 당시 부동산 경기 침체와 PF 부실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김 대표의 기업여신·심사 경험에 주목했다.

1965년생인 김 대표는 서대전고와 충남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한 뒤 우리은행에서 삼성기업영업본부 기업지점장, 중국우리은행 부장대우, 여의도기업영업본부 기업지점장 등을 거쳤다. 이후 대기업심사부 심사역과 본부장, 부동산금융그룹 집행부행장보, 국내영업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김 대표는 기업영업과 심사 분야를 거친 여신 전문가다. 다만 부동산금융그룹장을 맡은 기간 1년 안팎에 그쳐 책임준공형 관리형토지신탁 비중이 높은 우리자산신탁의 체질 개선을 이끌 적임자인지는 향후 성과로 입증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출발했다. 실제 김 대표는 2022년 초 우리은행 부동산금융그룹 집행부행장보를 맡았지만 이듬해 3월 국내영업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긴 바 있다.


그런 만큼 김 대표의 임기 첫해 성적표는 녹록지 않았다. 책임준공 사업장 부실이 현실화하면서 지난해 순손실은 2206억원을 인식했다. 이는 국내 부동산 신탁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이자 우리금융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유일한 적자 실적이다. 금융감독원이 우리자산신탁에 추가 충당금 적립을 요구한 점도 부담을 키웠다. 특히 당국은 책임준공 사업장과 관련한 신탁계정대에 대해 보수적인 자산건전성 분류를 주문했다.


이 같은 상황은 우리금융지주가 김 대표 취임 전 한차례 우리자산신탁에 자금을 수혈했다는 점에서 더욱 부각된다. 우리금융지주는 2024년 3월 우리자산신탁에 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행했다. 이에 2023년말 2582억원이던 우리자산신탁 자기자본은 2024년말 4598억원까지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실적 부진의 여파로 올해 1분기 자기자본이 2440억원으로 쪼그라든 상태다. 부실 사업장에 투입된 자금을 회수하지 못해 지주사로부터 수혈받은 자금을 모두 손실 흡수에 사용한 셈이다.


그럼에도 김 대표는 올해 초 연임에 성공했다. 임 회장이 올해 인사에서 성과와 경영능력을 중시하는 기조를 유지한 가운데 실적이 양호한 계열사 대표이사 상당수가 연임에 성공했으나, 김 대표의 경우 이와 대조적인 사례다. 성과보다는 부실 사업장 정리의 연속성에 방점이 찍힌 인사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미 상당수 손실을 인식한 상황에서 새로운 수장을 앉히기보다 기존 경영진에게 수습 책임을 맡겼다는 의미다. 


김 대표 체제 아래 책임준공 기한이 경과한 사업장은 대부분 정리되는 수순에 접어들었으나 손실 흡수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일부 책임준공 사업장 신탁계정대는 지난해 말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추정손실 판정을 받은 뒤 제각 처리됐고, 대주단에 지급한 손해배상금은 미수금으로 남았다.


올해 1분기 대손상각채권은 1780억원으로 늘었고, 미수금 충당률은 87.9%에 달한다. 신탁계정에서는 968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했고 누적 결손금은 5673억원에 이른다.


업계에선 김 대표 1기가 손실 인식과 사업장 정리 국면이었다면 2기는 남아 있는 PF 리스크를 관리하며 정상화 여부를 입증해야 하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더해 올해 1분기 기준 자산 규모가 2024년말 대비 2000억원가량 증발한 상황에서 수익성까지 개선해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보험, 증권, 카드사 등 비교적 규모가 큰 비은행 계열사가 아닌 경우 전문성을 크게 고려하지 않고 은행 출신 임원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상황이 어려운 계열사의 경우 대표이사의 전문성이 요구되기도 해 내외적으로 곤혹을 겪는 사례가 종종 나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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