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가석방으로 출소하면서 1년 넘게 이어진 오너 리더십 공백이 해소됐다. 구체적인 복귀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인수합병(M&A)과 한온시스템 정상화,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CVC) 투자, 배터리 사업 증설, 미국 반덤핑 관세 대응 등 주요 현안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인 만큼 조 회장이 이른 시일 내 경영 전면에 복귀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조 회장은 경기 화성교도소에서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지난해 5월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이후 1년2개월 만이다. 만기 출소를 약 한달 가량 앞두고 가석방 대상에 포함됐다. 가석방은 수형자의 형기와 범죄 내용, 교정 성적, 건강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가 결정한다.
재계의 관심은 조 회장의 경영 복귀 시점이다. 그는 지난 2월 일신상의 이유로 지주사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와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재계에선 사법리스크와 형 조현식 전 고문과의 갈등이 이사회 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한 데 따른 결정으로 해석했다. 현재 조 회장은 비상장 계열사인 한국프리시전웍스의 기타비상무이사만 맡고 있으며 핵심 계열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에선 미등기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당장은 등기임원 복귀보다는 대주주이자 그룹 회장으로서 경영 현안 챙기기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대규모 투자와 중장기 성장 전략 추진이 사실상 속도를 내지 못했던 만큼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 회장이 우선적으로 챙길 현안으로는 인수합병(M&A)이 거론된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현재 국내 1위 렌터카업체 롯데렌탈 인수를 위한 내부 타당성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금액은 1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번 인수가 성사될 경우 한국앤컴퍼니그룹은 기존 타이어와 차량용 배터리, 한온시스템의 열관리 시스템에 더해 모빌리티 서비스 영역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조 회장이 추구하는 글로벌 하이테크그룹 전환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신사업 발굴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조 회장이 지난해 그룹 창립 이래 처음으로 설립을 주도했던 한국앤컴퍼니벤처스는 리더십 공백 탓에 1년 가까이 개점휴업 상태를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 5월 한국앤컴퍼니로부터 10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받아 법적 자본금 요건(100억원 이상)을 충족했다. 연내 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신기사) 등록을 완료한다는 목표에 따라 인공지능(AI), 로봇, 모빌리티 등 미래 성장 동력 투자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주사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납축전지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ES사업본부(ES)의 투자 집행도 시급한 과제다. 한국앤컴퍼니는 지난해 미국 테네시 공장의 생산 력을 연 150만대 규모에서 2배로 확대하겠다고 밝혔으나 아직 구체적인 투자 집행 규모와 시기 등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도 빼놓을 수 없는 현안이다. 최근 미국 상무부는 한국산 승용차·경트럭용 타이어에 대한 반덤핑 관세 행정재심 최종 결과를 발표하고 한국타이어의 덤핑마진을 기존 예비 판정(9.10%)보다 높은 13.03%로 확정했다. 덤핑마진은 정상가격과 미국 내 판매가격의 차이를 비율로 나타낸 수치로 반덤핑 관세 산정의 기준이 된다.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이번 결과를 토대로 관세를 징수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미 국제무역위원회(ITC)는 한국산 타이어에 대한 반덤핑 규제 유지 여부를 판단하는 일몰(5년) 재심 절차에도 착수했다. 5년 재심에선 상무부가 덤핑 재발 가능성을, ITC가 미국 산업 피해 가능성을 각각 심사한다. 두 기관이 모두 재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기존 반덤핑 조치는 유지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더욱 거세진 상황에서 조 회장이 경영 전면에 복귀할 경우 미국 시장 대응 전략 수립도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한온시스템의 정상화 작업도 빼놓을 수 없다. 조 회장은 지난해 초 한온시스템을 인수하며 3년 내 경영 정상화를 이루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정상화 시한의 절반 이상이 지난 만큼 통합 시너지를 현실화하고 재무·사업 구조를 안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완성차 수요 불확실성과 관세·통상 정책 변화, 원재료와 물류비, 환율 변동, 중국 업체들의 공세까지 겹치면서 기존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신규 성장 동력도 발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한국앤컴퍼니그룹 역시 조 회장의 경영 복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조 회장이 장기적인 전략을 고민해 적당한 시점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내외 경영 환경이 악화된 상황이고 중장기 관점의 전략적 판단이 필요한 사안도 산적해 있는 만큼 그룹 차원에서 조속한 리더십 복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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