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태민 기자] 크래프톤이 간판 지식재산(IP) '배틀그라운드'의 견고한 성장세와 신작 '서브노티카 2' 흥행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반면 자회사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2분기에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외형은 사상 최대 수준으로 성장했지만 수익성은 일시적으로 뒷걸음질친 셈이다.
크래프톤은 올해 하반기부터 신작 공개와 플랫폼 생태계 확장, 피지컬 AI 투자에 속도를 내며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배그' 흥행 힘입어 역대 최대 반기 실적…서브노티카 효과까지
크래프톤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2902억원, 영업이익 4109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4.9%, 영업이익은 67.0%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2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올해 상반기 실적도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매출은 2조6616억원, 영업이익은 97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3.3%, 38.3% 증가했다. 상반기 영업이익만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1조544억원)의 약 92%에 달했다.
실적을 견인한 것은 대표 IP인 '배틀그라운드' 프랜차이즈다. 사업 부문별 상반기 매출은 ▲PC 9242억원 ▲모바일 1조1537억원 ▲콘솔 377억원 ▲기타 546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배틀그라운드 프랜차이즈 매출은 결제 이용자 증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약 25% 성장했다.
특히 PC 플랫폼 매출은 분기 기준 처음으로 5000억원을 넘어섰다. 배틀그라운드에 새로 도입된 '제노포인트', '페이데이' 등 신규 협동 콘텐츠와 '스텔라 블레이드' 협업 콘텐츠가 이용자 유입을 이끌었고, 신작 '서브노티카 2'의 출시 효과도 실적에 힘을 보탰다.
김창한 대표는 실적발표 후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제노포인트는 긍정적인 지표와 상시 모드화 요청이 이어져 후속 콘텐츠를 개발 중"이라며 "올해 하반기에도 웰메이드 모드 2종을 선보이고, 2027~2028년 서비스를 목표로 다양한 신규 웰메이드 모드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업비용 급증에 순손실…수익성은 숙제
외형 성장에도 수익성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분기 순손실은 29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서브노티카2' 개발사 언노운월즈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언아웃(Earn-out) 지급 비용과 외환 환산손실 등이 반영된 영향이다.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36.5%로 전년 동기(45.7%)보다 9.2%포인트 하락했다.
2분기 영업비용은 87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1.4% 증가했다. 앱 수수료·매출원가는 1665억원, 지급수수료는 3425억원으로 각각 48.8%, 254% 늘었다.
배동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ADK그룹 연결 편입과 앱수수료, 지급수수료 증가 등이 영업비용 확대의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크래프톤은 하반기부터 배틀그라운드 IP의 플랫폼화를 가속하는 동시에 신작을 앞세워 성장축 다변화에 나설 계획이다. 오는 8월 독일에서 열리는 게임스컴에서는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신작 5종을 공개할 예정이다.
모바일에서는 이용자 제작 콘텐츠(UGC) 생태계 확대에 집중한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2023년 '월드 오브 원더(WOW)' 도입 이후 창작 콘텐츠 이용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나루토, 스파이더맨 등 글로벌 IP 기반 UGC를 확대하고, 신규 재화인 'WOW 토큰'을 도입해 창작자 보상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창작자와 이용자가 함께 늘어나는 플랫폼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배 CFO는 “‘월드 오브 원더’는 직접 서비스하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코리아, 재팬, BGMI를 기준으로 올해 2분기 이용률이 10% 중반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며 “클래식 배틀로얄 모드의 체류 시간은 20% 정도”라고 언급했다.
향후 과제는 ADK그룹 시너지·피지컬 AI 성과 도출
향후 과제는 일본 광고·콘텐츠 기업 ADK그룹과의 실질적인 시너지 창출, 그리고 피지컬 AI 투자 성과를 가시화하는 것이다. ADK 인수는 게임을 넘어 애니메이션과 광고, 글로벌 IP 사업으로 확장하기 위한 전략이었지만 아직 재무적 시너지는 제한적인 단계라는 평가다.
크래프톤은 애니메이션 사업 자체는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광고 시장이 위축되면서 기대했던 성과가 일부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단순 컬래버레이션을 넘어 애니메이션과 게임이 실질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지컬 AI 분야에서는 자체 투자와 외부 투자 유치를 병행해 연구개발을 확대할 방침이다. 크래프톤은 피지컬 AI 핵심 기술인 '월드 모델' 개발 과정에서 게임 데이터와 가상환경 구축 역량이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피지컬 AI가 LLM 이후 더 큰 시장 기회가 열릴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다. '월드 모델'이 지난해 말부터 각광받고 있는데, 여러 피지컬 AI 영역에 회사 기술력을 적용하려 하고 있다"며 “AI 투자 규모가 상당히 클 수 있기 때문에 저희도 투자를 하지만 외부 투자까지 유치를 해서 더 성장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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