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HD현대그룹의 조선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이 최근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비상발전용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4행정 중속엔진 생산능력(CAPA) 확대에 나선다. 현재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기존 울산공장의 추가적인 증설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이외에도 회사는 소형모듈원자로(SMR)과 부유식 데이터센터(FDC) 등 신성장동력 사업화에 가속을 붙이는 동시에 상선 및 해양부문에서도 수익성 중심의 수주 전략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8조92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2% 증가했다고 29일 공시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72.5%, 256.6% 늘어난 1조6451억원, 1조594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번 호실적은 ▲생산성 향상 ▲고선가 선박 매출 비중 확대 ▲선별 수주에 따른 수익성 개선 노력 등의 결과다.
이를 법인별로 살펴보면 HD한국조선해양의 올해 2분기 별도기준 매출은 34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6.2% 증가했으나 같은기간 영업손실이 2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됐다. 친환경추진(EP) 사업부와 필리핀법인의 성장세로 외형이 확대됐다.
조선부문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은 6조3322억원의 매출과 1조39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9.1%, 79.2% 증가한 수치다. HD현대삼호는 지난해보다 각각 11.9%, 43.7% 늘어난 2조3714억원과 5341억원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외 선박 엔진부문 자회사 HD현대마린엔진은 친환경 엔진 판매 호조세 등에 힘입어 매출 1281억원, 영업이익 31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1%, 79.2% 늘어난 수치다. 태양광 솔루션 전문기업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매출 1650억원(전년비 23.4%↑), 영업이익 361억원(139.8%↑)을 냈다. 해외 판매량 증가와 판가 인상 효과가 주효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생산성 향상 노력과 고선가 선박의 매출 확대에 힘입어 실적 개선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컨테이너선·탱커 등 다양한 선종의 발주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을 유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HD한국조선해양은 엔진부문 CAPA 확대를 시사했다. AIDC 건설 붐으로 비상발전용 4행정 중속엔진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어서다.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문은 2000년 개발한 힘센엔진으로 글로벌 선박 추진·중속엔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와 관련 손원식 HD현대중공업 상무는 “힘센엔진은 3GW 정도의 CAPA를 확보하고 있는데 현재 수요를 감안하면 증설이 당연히 되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시장과 수주 상황을 보면서 CAPA를 증대할 수 있는 단계별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존 울산공장과 목포공장, 신규 증설하는 공장 모두 선박용 엔진과 발전엔진을 전문화해서 만드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며 “향후 건립되는 신공장도 일관생산체제와 핵심 기자재 내재화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미래먹거리로 꼽히는 SMR과 FDC사업에 대한 비전도 제시됐다. 이태원 HD현대중공업 상무는 “지난해 2월 SMR 추진용 컨테이너선 기본 설계 인증을 받았고 올해 6월에도 영국 LR로부터 SMR을 적용한 자동차운반선 기본설게를 획득한 바 있다”며 “테라파워와 SMR 원자료 주기기 우선 협상 대상자 지위를 확보한 이후 공급 일정을 협의하고 있고 SMR 발전 설비 관련 기술 개발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FDC에 대해서는 “해상 데이터센터 관련 기업과 긴밀하게 협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다양한 환경 조건에 투입될 수 있는 FDC를 개발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해상풍력, SMR 등 무탄소 전력을 발전원으로 하는 모델에 대한 사업화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상선부문에서는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의 활황기 지속과 고선가 물량의 매출 인식으로 인한 실적 성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점쳤다. 곽상휘 HD현대중공업 상무는 “당사는 올해 상반기 발주된 VLCC 55척 중 38척을 수주하며 시장을 리딩해왔다”며 “VLCC는 톤마일 증가와 전쟁 영향 등으로 지속적인 활황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하반기에도 적극적으로 수주할 예정”이라고 했다.
성기종 HD한국조선해양 전무는 “HD현대삼호가 2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는데 이는 상반기 기준 7~8% 정도의 생산성 향상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현대삼호의 2024년과 2025년 물량이 각각 52%, 14%로 HD현대중공업(2024년 31%, 2025년 8%)에 비해 고선가 비중이 높아 하반기에도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내다 봤다.
아울러 해양부문에서는 수익성 중심의 수주 전략을 유지하며 중동과 미국, 호주의 메이저 에너지사들로부터 영업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측은 “지속가능성과 관련해 수주가 급한 부분이 있지만 지속적인 수주 활동을 통해 일감을 확보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해양부문은 1조20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하면 흑자 전환이 가능한 구조로 내년 하반기 매출이 감소되는 부분을 고려해 선박 투입을 통한 고정비 회수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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