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비 기자] 조선 3사의 올해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2조원을 처음 넘어섰지만, 회사별 성적표는 엇갈린 모습이다. HD한국조선해양이 16.7%, 한화오션이 13.7%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동안 삼성중공업은 9.4%에 그쳤다. MASGA, 캐나다 잠수함, 방산 MRO 등 3사가 각자의 방식으로 다음 먹거리 확보에 나선 가운데, 새로운 격차를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선사의 경우 배를 수주한 시점이 아닌 건조 후 인도하는 시점에 매출을 잡는다. 수주부터 인도까지 통상 2~3년이 걸리기 때문에, 현재 도크에서 만들고 있는 배는 2~3년 전에 계약한 물량이다. 선가가 높은 시기에 계약을 많이 받아둔 회사일수록 현재에 더 높은 마진을 누리는 구조다.
키움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한화오션 매출의 70%는 선가가 고점이던 2024~2025년에 수주한 물량으로 채워져 있다. 그 시기에 받아둔 물량이 현재 매출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상선 부문만 따로 보면 영업이익률이 18%까지 올라간다. 키움증권은 원가 절감, 반복 건조를 통한 생산성 향상, LNG선 중심의 고가 선박 비중 상승, 긍정적인 환율 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했다.
다만 한화오션의 호실적이 전 사업부에 걸친 것은 아니다. 에너지플랜트 부문은 프로젝트 공정 종료에 따른 생산 물량 감소로 매출이 줄었고, 상선이 전사 실적을 끌어올리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수주년도 믹스가 발목을 잡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2022~2023년 수주분이 전체 매출의 66%를 차지하고 있어 물량은 소화하고 있지만 계약 당시 선가가 낮아 마진이 따라오지 못하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올해 1분기에는 성과급 비용처리 기준을 변경해 기존에 4분기에 한꺼번에 반영하던 성과급을 분기별로 안분하면서 비용 부담이 추가됐다. 현대차증권은 이 두 요인이 겹쳐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삼성중공업의 마진 개선은 시간문제라는 것이 시장의 시각이다. 2분기부터 고선가 물량 비중이 올라오면서 수익성이 회복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올해 연간 영업이익률을 12.1%로 예상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엔진기계·해양플랜트를 포함한 전 사업부 연결 기준으로 16.7%를 기록했다. 조선 부문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28.8% 증가했고, 엔진기계 부문도 20.8%의 높은 이익률을 기록했다. HD현대미포가 지난해 12월 HD현대중공업에 합병되면서 중형선 매출이 온기로 반영된 것도 실적 확대에 기여했다.
조선 업계에서는 최근 글로벌 재무장 흐름과 MASGA가 맞물리면서 다음 사이클은 방산·특수선 확보에 따라 실적 격차가 벌어질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통적으로 상선 중심이었던 3사가 각자의 방식으로 이 시장에 진입하고 있지만, 출발선이 이미 다른 상황이다.
한화오션이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다. 미국 필리 조선소라는 현지 거점을 보유한 유일한 한국 조선사로, 미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NGLS) 개념설계에 참여하고 있으며 올해 1분기에만 미 해군 MRO 사업 2건을 수주했다. 캐나다 잠수함(CPSP) 수주전에서는 HD현대중공업과 'K 원팀' 컨소시엄을 구성해 숏리스트에 올라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조선 자회사 HD현대중공업도 헌팅턴 잉걸스와 함정 분야 협력을 이어가고 있으며, 올해 1분기 미 해군 MRO 사업 2건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GD NASSCO와 군수지원함 개념설계에 참여하고 있으며, 비거 마린 그룹과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MRO 시장 진입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해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3사의 포지션 차이는 이미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상선 호황이 언제 꺾일지 모르는 상황에서 방산·특수선 수주를 얼마나 빨리 실적으로 연결하느냐가 3사의 다음 성적표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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