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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자문단 꾸린 삼성생명…인수전 '속내'에 쏠린 시선
강울 기자
2026-07-31 07:00:00
보험계약 넘어 투자 포트폴리오·운용 체계도 점검…산은 투자 DNA에 관심
이 기사는 2026-07-30 06:05:0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생명 1분기 자산운용.png
삼성생명 1분기 운용자산 구성 (출처=삼성생명 IR자료)

[딜사이트 강울 기자] 삼성생명이 KDB생명 인수전에서 경쟁사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단순히 인수 여부를 가늠하기 위한 실사를 넘어 산업은행 계열 보험사가 축적한 투자 포트폴리오와 운용 노하우까지 함께 들여다보고 있어서다. 최근 자산운용 다변화에 속도를 내는 삼성생명 입장에서는 KDB생명이 보유한 투자자산 자체보다 이를 발굴·운용해온 방식에 더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진행된 KDB생명 예비입찰에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한국투자금융지주, 태광그룹 등 5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수차례 매각에 실패했던 장기 매물에 대형 생명보험사 3곳이 동시에 참여하면서 시장에서는 예상 밖의 흥행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삼성생명은 대형 생보사 가운데 유일하게 외부 회계·법률 자문단과 임원급 태스크포스(TF)를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예비입찰 단계에서는 내부 검토에 그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본입찰 참여 가능성까지 열어둔 준비라는 해석도 나온다.


IB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의 실사 목적을 크게 두 가지로 보고 있다. 우선 보험계약과 판매채널, 자산·부채 구조를 점검해 실제 인수 여부를 판단하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인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통상적인 실사와 별도로 KDB생명이 산업은행 계열사로 운영되며 구축한 투자 포트폴리오와 운용 체계를 분석하려는 목적도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오히려 두 번째 목적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보험업계가 저금리 기조와 자본규제 강화 속에서 채권 중심 운용만으로는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지면서 투자처 발굴 역량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산업은행 계열 보험사는 일반 보험사보다 구조조정 금융과 인수금융, 정책금융 관련 딜에 접근할 기회가 많았다는 점에서 투자 포트폴리오 자체보다 투자 소싱 역량과 운용 체계를 확인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생명이 KDB생명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관심을 보이는 배경에는 최근 운용 전략 변화도 자리한다. 올해 1분기 말 삼성생명의 일반계정 운용자산은 265조원이다. 이 가운데 채권이 약 113조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현금·예금과 수익증권 등을 포함한 기타 자산은 약 27조원이다. 보험부채의 장기 특성을 고려해 안정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대체투자와 사모자산 투자 등을 통해 수익원을 다변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실제 삼성생명은 최근 수년간 해외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와의 협력을 꾸준히 확대해왔다. 2021년 영국 부동산 금융그룹 세빌스IM 지분 25%를 인수한 데 이어 2022년에는 미국 사모펀드 운용사 블랙스톤과 6억5000만달러 규모의 펀드 투자 약정을 체결했다.


2023년에는 프랑스 인프라 투자 전문 운용사 메리디암 지분 20%를 인수했고 지난해에는 유럽 대체투자 운용사 헤이핀의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해외 운용사 지분 투자와 전략적 제휴를 병행하며 단순 투자자를 넘어 직접 투자처를 발굴·관리하는 운용 역량을 내재화하는 전략을 이어왔다는 평가다.


KDB생명의 자산 구성도 이러한 관심과 맞닿아 있다. 올해 1분기 말 KDB생명의 운용자산은 약 14조8000억원이다. 국내 수익증권이 3조원으로 전체 운용자산의 20%를 웃돌고 있으며 해외 수익증권 3816억원, 출자금 583억원, 부동산 759억원 등을 보유하고 있다. 수익증권이 모두 대체투자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 포트폴리오와 운용 체계를 분석하기에는 충분한 투자자산 규모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대로 인수를 결정하기 위해 살펴봐야 할 위험요인도 적지 않다. KDB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은 지난해 1분기 2.69%에서 올해 1분기 2.47%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가중부실자산비율은 0.22%에서 0.61%로 상승했다. 시장 변동성과 일부 대체투자 자산의 건전성 저하 가능성은 인수 이후 자산건전성 관리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사 범위 역시 투자 포트폴리오에만 국한되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생명은 기존 보험계약의 수익성과 보험부채 구조, 추가 자본확충 필요성 등을 함께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KDB생명의 자산총계가 올해 1분기 말 기준 16조5575억원으로 삼성생명 대비 외형 확대 효과는 제한적인 만큼, 인수가격과 자본 투입 부담을 감안하더라도 전략적 시너지를 확보할 수 있는지가 최종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생명은 실사 결과를 토대로 본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외부 자문단을 꾸려 자산과 부채 구조 등을 살펴보는 것은 인수 가능성을 검토하는 통상적인 실사 과정"이라며 "실사 결과와 인수가격 등 거래 조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본입찰 참여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결국 삼성생명이 KDB생명을 단순한 외형 확대 수단으로 볼지, 자산운용 경쟁력을 높일 '전략 자산'으로 평가할지가 본입찰 참여를 결정할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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