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재윤 기자] 블루엘리펀트가 지난해 유동성 악화로 차입을 크게 늘리는 과정에서도 최대주주인 최진우 전 대표 측에 32억원을 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 차입으로 운영자금을 조달하면서도 특수관계인에게 거액을 빌려준 데다 대여금 대비 이자수익도 미미해 자금 운용의 적정성을 둘러싼 의문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최 전 대표가 현재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고 있고 보유 지분까지 가압류되면서 대여금 회수 가능성까지 낮아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블루엘리펀트는 지난해 말 기준 최대주주인 최진우 전 대표에게 총 32억원을 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말 12억원 수준이던 대여금 잔액은 지난해 추가 대여가 이뤄지면서 32억원으로 늘었다. 이는 블루엘리펀트의 지난해 영업이익(33억원)의 약 97%에 달하는 규모다.
문제는 회사의 유동성이 크게 악화된 상황에서 이 같은 대여가 이뤄졌다는 점이다. 블루엘리펀트는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유출로 전환됐고 유동비율도 34.5%까지 떨어졌다. 이에 총차입금은 2024년 162억원에서 지난해 618억원으로 늘어나며 운영자금 조달 부담이 커졌다. 결국 외부 차입으로 운영자금을 마련하는 동시에 회사 자금이 최대주주에게 흘러간 셈이다.
더욱이 블루엘리펀트는 외부에서 조달한 자금에는 적지 않은 이자를 지급하면서도 이자수익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회사가 지난해 지급한 이자비용은 16억원에 달했으며 차입금 중 최고 금리는 연 16.9%였다. 특수관계인인 최남구 씨와 박예술 씨로부터 조달한 운영자금에도 연 4.6%의 금리가 적용됐다.
반면 회사의 이자수익은 매우 저조했다. 지난해 말 기준 특수관계인에 대한 대여금은 총 160억원에 달했지만 회사가 지난해 인식한 이자수익은 938만원에 불과했다. 특수관계인 대여금 규모 대비 이자수익률은 단순 환산하면 약 0.06% 수준이다. 같은 연 4.6%의 금리를 단순 적용할 경우 연간 7억원대의 이자수익이 발생할 수 있는 수준과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여기에 더해 최진우 전 대표에 대한 대여금 회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최 전 대표는 젠틀몬스터와의 디자인권 분쟁과 관련해 올해 3월 디자인권이 등록되지 않은 상품 형태를 모방한 혐의로 구속 기소되며 대표직에서 사임했다. 현재는 보석 신청이 인용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이어 올해 6월에는 법원이 최 전 대표가 보유한 블루엘리펀트 지분에 대한 가압류를 인용했다.
관련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회사는 지난해 관계사인 블루플래닛에 대한 6억원의 대여금에도 100% 대손충당금을 설정했다. 사실상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최 전 대표에 대한 대여금 역시 회수 가능성을 둘러싼 우려가 나온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블루엘리펀트의 현재 자금 운용은 합법과 적절한 경영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수관계인에 대한 자금 대여는 이사회 승인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쳤는지, 시장 금리 수준의 이자를 적용했는지, 상환 능력을 충분히 검토했는지, 대표 개인의 이익을 우선한 것은 아닌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특수관계인에 대한 자금 대여로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다고 인정될 경우 배임 여부가 쟁점이 될 수 있다"며 "특수관계인 거래인 만큼 이사회가 충분한 검토와 견제 역할을 했는지도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블루엘리펀트 측은 최 전 대표에 대한 대여금 지급 배경과 회수 계획, 이자수익, 투자 유치 및 향후 경영 계획 등에 대해 답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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