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재윤 기자] 아이아이컴바인드가 지난해 구글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를 크게 끌어올렸다. 젠틀몬스터의 디자인과 브랜딩 경쟁력을 구글로부터 검증받았다는 분석이다. 다만 국내에서는 유사 콘셉트의 아이웨어 브랜드 블루엘리펀트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디자인과 브랜드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고 아이아이컴바인드는 즉시 민·형사 소송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아이아이컴바인드가 높은 기업가치를 사수하기 위해서는 핵심 자산인 디자인과 브랜딩의 헤리티지를 가지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아이아이컴바인드는 지난해 6월 구글로부터 약 145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 구글은 아이아이컴바인드 지분 약 4%를 취득했으며 이를 기준으로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약 3조70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구글이 아이아이컴바인드에 투자한 배경에는 젠틀몬스터의 독자적인 디자인과 브랜딩 경쟁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구글은 2013년 증강현실(AR) 스마트 안경 '구글 글라스'를 출시했지만 투박한 디자인과 프라이버시 논란 등으로 약 2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이후 차세대 AI 스마트 글라스 사업에 재도전하면서 파트너로 젠틀몬스터를 선택했다.
구글 투자로 아이아이컴바인드의 몸값은 단숨에 한 단계 올라섰다. 2011년 설립된 아이아이컴바인드는 2023년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 계열 사모펀드(PEF) 운용사 엘캐터톤과 중국 IDG캐피털파트너스로부터 투자를 받을 당시만 해도 기업가치가 1조원 후반대 수준으로 평가됐다. 불과 2년 만에 구글 딜에서 3조7000억원 밸류를 인정받으며 몸값이 두 배 가까이 뛴 셈이다.
다만 최근 국내의 경우 아이웨어 브랜드 블루엘리펀트가 빠르게 성장하며 젠틀몬스터의 브랜드 가치를 위협 중이다. 2019년 설립된 블루엘리펀트는 젠틀몬스터를 연상시키는 안경·선글라스 디자인과 실험적인 매장 콘셉트,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오프라인 공간 등을 앞세워 성장했다. 또 4만~7만원대 가격대를 내세워 MZ세대 수요를 흡수하면서 ‘제2의 젠틀몬스터’라는 평가를 받았고 이 과정에서 ‘가성비 젠틀몬스터’라는 별칭과 함께 두 브랜드 간 유사성을 둘러싼 논란도 커졌다.
아이아이컴바인드는 결국 강경 대응 카드를 꺼냈다. 2024년 말 특허청 산업재산보호협력국 기술디자인특별사법경찰에 블루엘리펀트를 형사 고소한 데 이어 피해 보전을 위한 자산 가압류를 두 차례 신청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을 이유로 디자인 모방 금지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 소송도 제기했다. 이후 검찰은 올해 3월 블루엘리펀트 전 대표 최모 씨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업계에서는 아이아이컴바인드의 법적 대응이 단순히 카피 논란을 제지하기 위한 차원을 넘어 브랜드 가치 방어 성격도 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젠틀몬스터의 디자인과 브랜드 세계관이 높은 평가를 받으며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한 만큼 유사한 제품과 공간이 확산될 경우 브랜드 가치 희석은 물론 기업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블루엘리펀트와의 소송에 대해 아이아이컴바인드 관계자는 "지난 2월 당사 상품을 모방해 수입·판매한 혐의로 블루엘리펀트 대표가 구속됐으며 파우치 디자인을 무단 등록한 건에 대해서도 올해 5월 디자인 등록 무효 심판에서 승소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법적 분쟁이 구글 투자 등 협력 관계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젠틀몬스터는 오랜 기간 축적해 온 디자인 철학과 창작 역량을 바탕으로 제품과 공간을 자체적으로 기획·개발해 왔다"며 "해외 파트너와 투자사들도 이러한 브랜드 정체성을 전제로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으며 이번 소송이 투자와 협력 관계에 영향을 미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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