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호 기자] LG화학이 3년 전 인수했던 항암 전문 자회사 ‘아베오’의 사업 확장 작업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달 초 LG화학이 인수 이후 처음으로 아베오 경영진을 교체하면서 아베오 사업 확장이 전환점을 가져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는 지난해 8월 비주력자산인 에스테틱사업 매각에 성공하면서 신약개발 사업의 확대 의지를 피력했다. 그러면서 2023년 5억7100만달러(당시 약 7000억원)를 투입해 확보한 항암 전문 자회사 아베오의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한 글로벌 입지 강화에 무게를 뒀다.
이로부터 약 1년이 지난 이달 초 LG화학은 아베오 인수 이후 처음으로 경영진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 1일부터 마이클 베일리 대표가 퇴임하고 마이클 페라레소 최고상업책임자(CCO)가 신임 대표로 취임했다.
LG화학에 따르면 페라레소 신임 대표는 아베오에서 CCO로서 5년 이상 회사의 영업 전략과 인프라 개발을 주도했고 LG화학에 아베오가 인수되는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인물이다. 아베오 합류 전에는 미국 베라스템이나 인피니티파마 등 항암 바이오텍을 비롯해 총 5개의 기업에서 여러 약물의 상업화를 담당했다. 그는 아베오의 실적 개선과 핵심 자산의 상업화 진전 과업을 떠안게 됐다.
LG화학 관계자는 “영업과 사업개발 적임자인 신임 대표가 아베오의 외형 확장부터 막바지에 이른 연구 자산인 ‘파이클라투주맙’의 상업화 등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베오는 LG화학에 인수될 당시에 이미 미국과 유럽 연합(EU)에서 허가받은 신장암 환자 대상 3차 치료제 ‘포티브다(성분명 티보자닙)’를 보유하고 있었다. 인수 이후 LG화학은 ▲포티브다의 적응증 확장 ▲두경부암 대상 글로벌 임상 3상 중인 파이클라투주맙을 비롯한 추가 항암 신약의 개발 또는 기술도입등을 시도했다.
이중 포티브다와 일본 오노약품의 면역항암제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 병용요법 관련 신장암 2차 치료 임상 3상은 지난 2024년 실패로 막을 내렸다. 당시 두 약물의 병용요법 보다 포티브다 단독요법이 무진행생존기간(PFS)을 더 늘린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최근 이 결과가 되레 약물의 외형 확장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후문이 나온다.
앞선 관계자는 “임상 프로토콜에 따른 목적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그 데이터가 2차 치료 단계에서 포티브다 단독요법의 효능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며 “의료 현장에서는 현재까지도 3차 치료 이외에 2차 치료 처방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되며 매출 확대에 기여한 배경 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포티브다와 옵디보 병용요법 결과가 나온 이후인 2025년 아베오의 매출은 2817억원으로 전년(2309억원) 대비 약 22% 증가했다. 이는 2023년과 2024년 사이 매출 증가율(약 15%)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인 것이다.
다만 지속적인 임상 개발과 신규 기술도입 영향으로 아베오의 자본잠식 상태가 심화되고 있다. 인수 당시 마이너스(-) 134억이었던 자본총계는 지난해 -783억원으로 불어났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LG화학은 추가 제품 확보를 통한 실적 개선을 내세우고 있다. 현재 아베오의 주력 연구 자산은 크게 3종이다. 앞서 언급한 파이클라투주맙 이외에 암성 악액질 치료용 항체 신약 후보물질 ‘릴로그로톡(개발 코드명 AV-380)’과 지난해 11월 미국 하이버-셀로부터 도입한 PERK 저해제 ‘HC-5404’ 등이 항암 분야 임상 1상에 진입한 상태다.
이외에도 포티브다의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연구자 임상도 진행되고 있다. 미국 임상 전문사이트 클리니컬 트라이얼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고위험 신장암 환자 1140명을 대상으로 미국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단독요법과 포티브다 및 키트루다 병용요법 등을 비교하는 대규모 연구자 임상(프로젝트명 NCT06661720)이 개시됐다.
LG화학 관계자는 “포티브다 관련해 직접 임상을 수행하는 것은 없고 연구자 임상에서는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파이클라투주맙의 막바지 개발 이외에 후기 임상 또는 상업화가 임박한 항암제 후보물질을 발굴하려는 전략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아베오의 제품 포트폴리오가 2~3개로 늘어나면 매출 시너지는 물론 여러 재무지표 개선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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