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다은 기자] LG화학 생명과학사업부문이 2017년 흡수합병 이후 외형과 내실 모두 두 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지난 8년간 생명과학부문을 이끌어 온 손지웅 사장의 리더십 아래 생명과학사업부가 체질개선은 물론 LG그룹 내 신성장동력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손지웅 사장은 서울대 의학박사 출신으로 동대병원 내과 전문의, 아스트라제네카 항암제 신약물질탐색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 한미약품 신약개발본부장(CMO)을 거쳐 2017년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부사장)에 부임했다. 이후 2020년 성과를 인정받아 사장으로 승진하며 8년간 생명과학사업부를 이끌어오고 있다.

손 사장은 기존 제품의 경쟁력 강화와 신약 파이프라인 확장을 통한 글로벌 진출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해왔다. 대표 품목인 성장호르몬제 '유트로핀'과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는 LG화학 생명과학사업부의 대표 캐시카우로 자리잡았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성장호르몬제 점유율은 2017년 33%에서 지난해 50%로 확대돼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DPP-4 계열 당뇨치료제 역시 같은 기간 16.9%에서 23.4%로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누적판매액은 1조원을 돌파했다.

회사는 이 같은 성과의 배경으로 고객 중심 마케팅 전략을 꼽았다. 자가투약 방식의 의약품 특성을 고려해 투약 주기 관리를 위한 전용 앱을 개발하는 등 환자 편의성을 제고한 것이 점유율 확대에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전략에 힘입어 LG화학 생명과학사업부의 매출은 2017년 5485억원에서 2024년 1조2690억원으로, 영업이익은 535억원에서 1103억원으로 증가하며 외형과 내실 모두 2배 이상 성장했다.

특히 손지웅 대표의 가장 큰 공적으로는 미국시장 진출이 꼽힌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부는 2022년 글로벌 과제의 임상 개발과 오픈 이노베이션 강화를 위해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글로벌 이노베이션 센터를 설립했다. 이듬해인 2023년 약 7000억원을 투입해 미국 항암제 기업 아베오(Aveo Pharmaceuticals) 인수, 면역·항암 파이프라인을 대폭 강화했다.

기술수출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LG화학은 2022년 통풍신약 '티굴릭소스타트'를 중국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에 12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 'LB54640'을 미국 리듬파마슈티컬스에 약 40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해당 계약들은 추가 로열티 수령 조건도 포함돼 있어 장기적으로 실적에 기여할 전망이다.

다만 아직까지 낮은 수출 비중은 숙제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부의 최근 3년 간 수출비중은 ▲2022년 35.3% ▲2023년 30.9% ▲2024년 28.9%으로 감소중이다. 지난해의 경우 내수 매출이 9028억원에 달해 전체의 71%를 차지했으나 수출은 3662억원에 그쳤다. 현재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 조기 상업화와 기술이전 성과가 향후 리더십 평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손 사장은 질적·양적 신약 과제 확대를 통해 미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며 "LG화학은 빠른 상업화를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 및 기술 도입 및 수출 기회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