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정석인하학원이 보유 중인 대한항공 주식을 전량 매각하고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주식을 매수할 예정이다. 최근 호반그룹이 한진칼 지분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경영권 위협 우려가 커지자 지주사 지분을 확보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의 경영권 방어를 지원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석인하학원은 보유 중인 대한항공 보통주 259만3934주(지분율 0.70%)와 우선주 6932주를 장내매각해 736억1500만원을 확보하기로 결정했다. 정석인하학원은 이 대금 등을 재원으로 한진칼 주식 77만3676주(1022억8000만원)를 장내취득(시간외 대량매매 포함)할 예정이다.
취득 목적은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율 개선 등'으로 기재했다. 거래일자는 이달 10일부터 올해 연말까지이며 취득 단가는 13만2200원이다.
정석인하학원은 한진그룹 계열의 학교법인 조 회장 측의 대표적인 우호 세력으로 꼽힌다. 지분 거래가 마무리되면 정석인하학원의 한진칼 소유 주식 수는 기존 126만8054주에서 204만1730주로 증가한다. 지분율은 1.9%에서 3.06%로 1.16%포인트(p) 상승한다.
이번 지분 거래는 최근 호반그룹이 한진칼 지분을 추가 확보한 영향으로 보인다. 최근 호반그룹은 계열사인 호반호텔앤리조트와 호반산업을 통해 한진칼 주식을 추가 매수하며 지분율을 기존 18.46%에서 20.15%로 1.69%p 끌어올렸다.
이로 인해 조 회장 측과의 격차는 0.42%까지 좁혀졌다.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한진칼 지분율은 20.57%다. 현재 한진칼은 델타항공(14.9%)과 한국산업은행(10.58%) 등이 조 회장 측 우군으로 분류돼 있어 우호 지분 전체를 합산하면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양측 간 직접 지분율 격차가 1%포인트 미만으로 좁혀진 상황에서 정석인하학원이 대한항공 주식을 팔아 한진칼 지분을 직접 늘리는 것은 경영권 방어벽을 한층 두텁게 다지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정석인하학원이 계획대로 주식을 확보하면 조 회장 측 지분율은 21.73%로 상승하고 호반그룹과의 격차는 1.58%로 벌어질 전망이다.
이번 정석인하학원의 지분 매수 배경에 대해 한진칼 측은 "학교법인의 필요에 따라 안정적 운영재원의 확보를 위해 진행하는 통상적 투자"라며 "이미 해당 학교법인은 계열회사·비계열회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고 자산운용 및 유가증권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에서 관련 지분을 매매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교법인에서 이사회 심의·의결 및 관할청의 허가 등 관계법령·내부규정에 따른 절차를 준수하며 진행하는 독립적 자산관리 차원의 적법한 투자이므로 지주사 입장에서 추가로 언급드리기 어려움을 양해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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