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올해로 25회째를 맞은 국내 최대 디스플레이 전시회 ‘K-Display 2026’는 최신 OLED 기술을 뽐내는 자리인 동시에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기업들의 생존 전략이 드러난 현장이기도 했다. 중국 업체들의 추격으로 패널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대규모 투자도 예전만 못해지면서 디스플레이 장비·소재 업체들은 반도체와 미디어파사드, 차세대 소재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었다.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K-Display 2026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해 국내외 디스플레이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대거 참가했다. 행사장 개장 전부터 관람객들이 줄을 섰고 오전 10시에 문이 열리자 가장 먼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부스로 향했다. 양사는 게이밍 OLED와 차량용 디스플레이, AI 콘셉트 제품 등을 전면에 배치하며 미래 디스플레이 기술을 선보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HIAA 기술로 완성한 센터페시아 시제품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또한 휴머노이드용 디스플레이, OLED 컴패니언 AI 토이 등 디스플레이가 AI로 확장될 수 있는 콘셉트 제품도 소개했다. 16형 노트북용 탠덤 OLED, 최고 밝기를 전작 대비 2배 수준인 2000니트까지 높인 14형 노트북용 울트라 슬림 탠덤 OLED, 모니터 최초로 4K 해상도와 360Hz 고주사율을 동시에 구현한 31.5형 QD-OLED 등 IT 기술 3종으로 관람객의 관심을 모았다.
LG디스플레이도 뒤처지지 않았다. ‘일상을 연결하는 소통의 창, 디스플레이’라는 주제로 휴머노이드부터 모니터, TV, IT, 모빌리티 등 고객의 일상과 미래를 혁신하는 제품과 기술을 선보였다. 특히 유튜브 구독자 200만명을 보유한 게임업계 인플루언서 김블루와 일반 관람객이 게임 대결을 하는 이벤트를 비롯해 LG디스플레이의 게이밍 모니터용 OLED 패널 성능의 우수성을 관람객이 경험할 수 있었다. 한편에는 관람객이 직접 콕핏에 탑승해 다양한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반면 중소·중견 소부장 기업들의 관심은 OLED만이 아니었다. OLED 증착장비 업체 선익시스템은 장비와 함께 차세대 태양전지인 페로브스카이트를 소개했다. EV첨단소재는 기존 FPCB보다 투명 LED 필름(T-MESH LED)을 전면에 내세웠다. EV첨단소재 관계자는 “연성회로기판이 주력 사업이지만 새로운 사업 확대를 위해 연구소를 설립했고 현재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LG와 공동 개발도 진행하고 있고 관공서를 비롯한 다양한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우화인켐 역시 기존 디스플레이 부품보다 미디어파사드용 투명 디스플레이 사업을 중심으로 부스를 꾸렸다. 동우화인켐 관계자는 “주력 상품으로 키우려는 프로젝트라 이번 전시회에서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있다”며 “전시회 규모는 예전보다 줄었지만 고객과 정부 관계자를 만날 기회가 된다”고 전했다.
이 같은 변화는 디스플레이 산업의 성장 둔화와 무관하지 않다. LCD 시장은 중국 업체들이 주도권을 가져간 데 이어 OLED 역시 중국의 추격이 빨라지고 있다. 패널 업체들의 신규 투자도 과거 대형 공장 증설 중심에서 기존 라인 효율화와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바뀌면서 장비와 소재 업체들도 디스플레이만으로는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기 어려운 환경에 놓였다. 자연스럽게 반도체와 차세대 소재, 산업용 디스플레이 등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실제 현장에서 만난 업체들도 비슷한 인식을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분위기가 좋은데 디스플레이는 성숙 산업이 된 측면이 있다”며 “삼성은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예전처럼 시장 전체가 활발한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전시회의 역할도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 신기술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벗어나 기존 고객을 만나고 새로운 사업을 소개하는 영업의 장으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시회는 고객사와 기존 거래처를 직접 만날 수 있는 자리”라며 “신사업을 소개하고 협력 가능성을 논의하는 목적도 점점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디스플레이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이제는 디스플레이 하나만으로 성장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반도체나 차세대 소재 등 새로운 먹거리를 함께 준비하는 기업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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