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우찬 기자] 서철수 전 한국전력 부사장이 삼성전자로 이직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이 대규모 반도체 공장 투자 계획을 밝힌 가운데 전력망 관련 전문가를 영입하며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한 행보다. SK가 산업부 출신 관료를 영입한 사례와 유사하다.
에너지 업계 고위 관계자는 22일 “삼성전자가 최근 서철수 전 한전 부사장을 영입했다”고 말했다. 서 전 부사장은 이달부터 삼성전자로 출근한다. 구체적인 직책과 직급은 확인되지 않았다.
1966년생인 서 전 부사장은 단국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충남대학원에서 전기공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전력분야 전문가다. 삼성전자로 옮기기 전까지 전력계통본부장 부사장으로 한전 이사회 사내이사로 있었다.
서 전 부사장은 1990년 1월 한전에 입사해 30년 이상 근무한 전력망 분야 전문가다. 2013년부터 주로 송변전운영, 송변전건설 관련 일을 했다. 전력망 운영·관리와 송전선·변전소 건설 업무에서 전문성을 구축한 것이다.
2021년 11월 송변전건설단장을 지낸 뒤 2023년 12월 전력계통본부 수장으로 발탁됐다. 전력계통본부는 한전의 전력망을 총괄하는 조직이다. 전국 송전망과 변전설비를 구축·운영하며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안정적으로 수요처까지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최근에는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클러스터, 재생에너지 확대에 대응한 전력망 확충의 핵심 조직으로 위상이 커지고 있다.
삼성이 서 전 부사장을 영입한 것은 반도체 사업 확장과 연관돼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은 내년 평택 P5 공장 준공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에는 정부의 메가프로젝트에서 425조원을 투자해 광주에 신규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히기도 했다.
반도체 공장 건설과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한전의 계통망 역량이 요구된다. 한전에서 30년 이상 전력망 사업 역량을 쌓고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한 서 전 부사장은 기후에너지부, 한전 등과 긴밀히 협업하며 사업 확장을 위한 가교 구실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이 서 전 부사장을 영입한 것은 경쟁사 SK가 지난달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에서 사장을 지낸 정승일 전 산업부 차관을 지주사 SK㈜ 사장으로 영입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정 사장은 AI 시대 전력 인프라와 에너지 사업 확대 국면에서 정부 등과 협업 관계를 공고히 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 관계자는 “AI 시대로 이동하면서 빅테크 등 하이퍼 스케일러들의 막대한 전력 소비뿐만 아니라 송전, 변전 등의 전력망 구축을 통한 안정적인 운영이 중요해졌다”며 “반도체 기업인 삼성과 SK의 최우선 현안 중 하나는 전력망 구축이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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