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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점화된 삼성전자 ADR 상장…걸림돌은 '지배구조'
주명호 기자
2026-07-20 09:00:00
유증시 지분 희석 부담 우려…지분율 유지하며 ADR 발행 방안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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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청와대에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기업 투자계획 발표 후 손을 잡고 있다.(제공=뉴스1)

[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SK하이닉스의 ADR(미국주식예탁증서) 상장으로 삼성전자의 ADR 상장 도전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검토설을 공식적으로 부인했지만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성공적인 상장으로 삼성전자 역시 재검토에 나설 유인이 충분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걸림돌은 삼성전자 특유의 지분구조다. 보험계열사(삼성생명·삼성화재)가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그룹 지배구조 연결고리의 핵심이지만 금산분리 규제로 인해 지분율 한계가 뚜렷할 뿐더러 의결권도 제한돼 있어서다. ADR 상장시 기존 지분율 희석이 이재용 회장의 지배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그런만큼 삼성전자가 유상증자(신주발행)가 아닌 기존 주주 주식을 활용한 ADR 상장을 고려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기존 지분율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ADR 상장으로 인한 밸류에이션 제고 효과를 취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블룸버그통신은 삼성전자가 글로벌 투자은행(IB)들과 ADR을 통한 미국 증시 상장 가능성에 대해 초기 단계 수준의 논의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이같은 보도에 대해 "ADR 상장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


삼성전자의 ADR 상장설은 2000년대 초반부터 제기됐던 사안이다. 삼성전자는 미국시장에 맞는 회계시스템 정비를 이유로 상장에 나서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후에도 주가 저평가 등을 이유로 상장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다만 ADR 상장 검토 자체는 당시에도 꾸준히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에도 외신에서 상장 계획에 대한 보도가 나왔을 때도 삼성전자는 장기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이달 SK하이닉스가 성공적으로 ADR 상장을 마치면서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역시 ADR 상장을 다시 살펴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SK하이닉스는 발행주식(보통주) 총수의 2.5%인 1억7790만주를 발행규모 한도로 결정하고 공모가를 주당 149달러로 책정했다. 공모가는 원주와 10대 1의 교환비율(전환비율)을 반영한 기준가에 일정 할인율을 적용해 확정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상장으로 약 265억달러(약 39조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역시 ADR 상장시 SK하이닉스와 대등하거나 이를 웃도는 자금 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현 삼성전자 주가가 미국 주식시장 선호가격대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만큼, 원주와 교환비율을 1대 1로 정하고 발행규모를 SK하이닉스와 동일하게 2.5%로 책정할 경우 약 245~295억달러(약 37조~44조원) 수준의 자금 유입을 추산할 수 있다.


삼성전자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 현황 딜사주명호  복사.jpg
(그래픽=김민영 기자)

문제는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최대주주인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삼성화재, 삼성물산 및 이재용 회장 등 총수일가의 보유지분으로 경영권을 구축하고 있다. 이달 기준 삼성생명 및 특수관계인 총 지분율은 19.69%다. 비율상으로는 SK하이닉스를 지배하는 SK스퀘어 지분율(20.50%)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이중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산하 공익재단은 삼성전자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공정거래법(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금융업 또는 보험업, 공익재단의 경우 비금융 계열사 주식에 대한 의결권이 제한된다. 이들의 총 지분율은 약 10.18%로 지배주주 지분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런 상황에서 유증 ADR를 통한 지분율 희석은 SK하이닉스와 달리 경영권에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신주 발행 규모를 총주식수의 2.5%로 설정했을 때 삼성물산 및 이 회장 일가의 삼성전자 보유 지분율은 9.52%에서 9.29%로 하락한다. 이전 ADR 상장 검토시도 이같은 부담이 결국 무산 결정으로 이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만큼 SK하이닉스과 같은 유증 방식이 아닌 기존 주주들의 보유주식 예탁을 통한 ADR 상장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 지목된다. 이 경우 발행주식 총수가 늘어나지 않는 만큼 기존 지분율은 그대로 유지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높은 재무여력으로 당장 대규모 자금조달 필요성이 크지 않은 만큼 이같은 방식이 지배구조 부담 없이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을 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방식이 계류 중인 보험업법(삼성생명법) 개정안에 대한 해결책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언급된다. 보험업법 개정안은 보험사가 보유한 계열사 주식가치를 시가로 평가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삼성생명은 사실상 삼성전자 보유 지분 대부분을 강제 매각해야 한다.


제기되는 활용 시나리오는 기존주 예탁을 통해 상장할 경우 삼성생명의 보유 지분을 ADR로 전환해 글로벌 투자자들에 매각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오버행(잠재적 물량부담) 우려 없이 지분 정리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우호적인 투자자에게 해당 지분을 매각해 경영권 방어벽을 유지시키는 셈법도 고려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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