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희 기자] 중고차 중개 플랫폼 헤이딜러 운영사 피알앤디컴퍼니가 지난해 자본잠식 폭을 크게 줄이면서 재무개선 성과를 거뒀다. 피알앤디컴퍼니는 2024년 말 기준 연결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2000억원을 넘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였지만, 1년 사이 -100억원대 초반까지 축소됐다. 영업 성과보다는 부채로 인식되던 상환전환우선주(RCPS)가 보통주로 전환되고 일부 조건변경을 거쳐 자본으로 재분류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변화가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의 일환이라고 보고 있다. RCPS 관련 부채와 파생상품부채가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추가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다만 기존 보통주 주주의 지분율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피알앤디컴퍼니의 연결 기준 자본총계는 2024년 말 -2563억원에서 2025년 말 -111억원으로 크게 개선됐다. 지배기업 소유주지분도 -2567억원에서 -119억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자본금이 1억원가량 늘고 자본잉여금이 37억원에서 2507억원으로 늘어난 영향이다. 영업활동에 따른 당기순이익 증가로 재무구조가 개선된 것은 아니다. 지난해 연결 기준 피알앤디컴퍼니는 당기순손실 4억7731만원을 냈다.
자본금과 자본잉여금이 1년 만에 크게 증가한 것은 기존에 회계상 부채로 잡혀 있던 RCPS 관련 금액이 보통주 전환과 조건변경을 거쳐 자본으로 이름을 바꿔 달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보통주는 2025년 초 22만1775주에서 RCPS 전환 9만2397주, 주식선택권 행사 7386주 등을 거쳐 작년말 기준 32만1558주로 증가했다. 또 RCPS 17만7879주는 상환권 포기 등 조건변경을 거쳐 자본성 우선주로 분류됐다. 이에 따라 RCPS 관련 총 27만276주가 자본으로 반영됐다.
RCPS는 채권처럼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인 상환권과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전환권, 배당을 우선적으로 받을 수 있는 권리가 결합된 복합 성격의 우선주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회사가 성장하지 못할 경우 상환을 요구할 수 있고, 반대로 회사 가치가 커지면 보통주로 전환해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스타트업이나 비상장 성장기업 투자에서 자주 활용된다.
한국거래소는 상장 후 지분구조와 재무제표상 불확실성을 낮추기 위해 IPO 전 RCPS의 보통주 전환을 권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밀리의서재, 컬리 등도 IPO를 앞두고 RCPS를 보통주로 전환해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이를 고려했을 때 피알앤디컴퍼니 역시 상장을 앞두고 복잡한 우선주 구조와 자본잠식 부담을 줄이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추가 재무구조 개선 여지도 열려 있다. 피알앤디컴퍼니는 2025년 말 연결 기준 상환전환우선주부채 366억원, 파생상품부채 733억원 등 총 1099억원의 RCPS 관련 부채를 보유 중이다. 단순 계산으로 RCPS 관련 부채가 전부 자본으로 재분류될 경우 2025년 말 -111억원이던 연결 자본총계는 약 988억원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남은 RCPS가 보통주로 전환될 경우 기존 보통주 주주의 지분율에는 희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피알앤디컴퍼니의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기준 이 회사의 발행주식 총수는 61만6870주다. 이 중 보통주는 39만7060주, RCPS는 21만9810주다. 정확한 지분율은 확인되지 않지만, 현재 피알앤디컴퍼니의 최대주주는 박진우 대표이사로 파악된다.
피알앤디컴퍼니 측은 추가 RCPS 전환 가능성에 대한 질의에 “공개하기 어려운 내부정보라 답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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