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태민 기자] 위메이드가 가상자산 위믹스(WEMIX)의 미국 거래소 상장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공개를 잇달아 내놓으며 글로벌 블록체인 사업 확대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사업을 실제로 추진할 조직과 인력은 대폭 축소된 데다, 새 최대주주로 올라설 네오펄스의 블록체인 사업 전략도 불투명해 실행력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블록체인 관련 조직·인력 축소…사업 추진 동력 약화
16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는 최근 실물연계자산(RWA) 이니셔티브와 웹3·핀테크 융합 인프라 확대를 추진 중이다. 최근 위믹스를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크라켄(Kraken)에 상장한 데 이어 '스테이블넷 월렛 버전2'를 공개하며 사업 외연 확대에 나섰다. 오는 10월 최대주주 변경을 앞둔 상황에서도 블록체인 사업을 지속하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정작 이를 뒷받침할 조직 규모가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2024년 3월 박관호 의장의 경영 복귀 이후 조직 슬림화가 진행되면서 2024년 말 기준 3센터 11개실 체제로 운영되던 위믹스 및 블록체인 조직은 2025년 말 기준 4개 실 중심 체제로 축소 재편됐다. 현재는 ▲위믹스기획실 ▲체인사업실 ▲playon실 ▲신사업개발실 등이 관련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핵심 인력 이탈도 이어졌다. 장현국 전 대표가 넥써쓰로 자리를 옮긴 뒤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사업을 담당하던 인력 상당수가 함께 이동했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전사 차원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단행되면서 장 전 대표 재직 시절 100명 안팎으로 평가되던 블록체인 인력은 최근 40명대 수준까지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위메이드 전체 임직원 수는 2023년 611명에서 2025년 474명으로 줄었다. 전사 인력이 약 22% 감소하는 동안 블록체인 인력은 업계 추산 기준 최대 80~90%가량 줄어든 셈이다. 구조조정의 무게가 블록체인 부문에 집중됐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위메이드 내부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 사업을 실질적으로 총괄할 리더십이 사실상 공백 상태"라며 "위믹스의 국내 거래지원 종료 이후 사업 추진 동력이 크게 약화됐고 현재 조직 규모만으로는 신규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술 준비됐지만 BM 미지수…새 주인 네오펄스 사업 의중도 변수
스테이블코인 사업의 수익모델(BM)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는 점도 부담이다. 위메이드는 기술적 준비를 상당 부분 마친 뒤 관련 법·제도 정비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그림이 제시되지 않은 상태다.
위메이드는 자체 블록체인 메인넷과 월렛, 웹3 결제 시스템 등을 기반으로 실물 금융과 디지털 자산을 연결하는 인프라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외 규제 상황과 금융 구조 등을 고려하면, 스테이블코인 사업의 최대 수익원으로 꼽히는 예치금 운용 이자가 신탁·예치를 맡는 금융권에 귀속될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이 경우 위메이드에 돌아올 몫은 인프라 이용료 성격에 그칠 수 있다.
블록체인 부문 매출은 증가세다. 위메이드의 올해 1분기 블록체인 매출은 75억원으로 전년 동기(7억7304만원) 대비 867% 늘었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위믹스 플랫폼 생태계가 확장되면서 '위믹스 플레이'에 올라탄 '레전드 오브 이미르' 등 블록체인 적용 게임의 매출이 안정적으로 나오는 것"이라며 매출 증가가 위믹스 생태계 확대와 궤를 같이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매출은 게임 플랫폼 수수료와 대체불가토큰(NFT) 거래가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등 신사업 성과와는 구분된다.
더 큰 변수는 위메이드의 경영권을 이어받을 새 최대주주 네오펄스의 의중이다. 위메이드는 지난달 30일 창업자 박관호 이사회 의장이 보유 지분 39.33% 전량을 중국계 투자 플랫폼 네오펄스에 약 92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오는 10월 30일 잔금 지급이 완료되면 네오펄스가 최대주주에 오른다.
네오펄스는 주요 투자 이유로 위메이드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개발 역량과 대표 지식재산(IP) '미르(MIR)'의 중국 시장 입지 등을 제시했다. 반면 위믹스와 블록체인 사업에 대해서는 별다른 청사진을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새 대주주가 블록체인을 핵심 성장동력으로 유지할지 여부 자체가 아직 불확실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특히 네오펄스가 인수 배경으로 게임 사업 경쟁력과 미르 IP 가치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향후 블록체인 사업의 우선순위가 유지될지도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까지 네오펄스와 위메이드 실무 조직 간 사업 전략 논의도 본격화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는 창업자 개인의 지분 매각 구조여서, 잔금 지급 전까지 새 대주주가 경영에 직접 관여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블록체인 사업의 중장기 방향은 경영권 이전과 신규 이사회 구성 이후인 11월 이후에야 보다 구체화될 전망이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연초 제시한 로드맵에서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다"며 "기술적인 준비는 대부분 완료된 상태지만 보다 구체적인 사업 청사진은 관련 입법과 최대주주 변경 절차가 마무리된 뒤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결국 위메이드는 기술 인프라 구축과 글로벌 확장 메시지를 이어가고 있지만, 사업을 추진할 조직 역량과 수익모델, 새 최대주주의 전략 방향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시장에서 위메이드 블록체인 사업의 향방이 기술력보다 경영권 변화 이후 새 대주주의 전략적 선택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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