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윤종학 기자] 삼성자산운용이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한 액티브 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를 상장한다. 앞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성공시킨 배당커버드콜ETF와 동일한 지수를 활용하며 1, 2위 운용사 간 자존심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지수는 동일하지만 액티브 전략을 사용하는 만큼 향후 운용 성과에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지난달 22일 금융위원회에 '삼성KODEX 200커버드콜액티브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모집은 이달 8일부터 시작됐다. 상장 예정일은 오는 14일이다.
이 상품의 비교지수는 코스피200 커버드콜 5% OTM 지수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대표 액티브 커버드콜 상품인 'TIGER 배당커버드콜액티브'가 채택한 지수와 동일하다. TIGER 배당커버드콜액티브는 2023년 상장 이후 순자산 2조3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개인 투자자 자금을 빠르게 흡수한 상품이다. 같은 비교지수를 두고 두 회사의 액티브 운용 역량이 정면으로 비교되는 구도가 만들어진 셈이다.
TIGER 배당커버드콜액티브는 국내 상장 주식형 액티브 커버드콜 중 성공작으로 꼽힌다. 코스피200 구성종목 중 배당 성장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짜고, 시장 국면에 따라 콜옵션 매도 비중과 행사가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비교지수 대비 초과성과를 추구해왔다.
최근에는 반도체 테마를 결합한 'TIGER 반도체TOP10커버드콜액티브'(4월 21일 상장)도 개별 종목 옵션을 활용한 액티브 전략으로 상장 첫날 개인 순매수 832억원을 끌어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미래에셋이 액티브 커버드콜에서 배당→반도체로 라인업을 넓히며 실적을 쌓아온 사이, 코스피200 대표지수 자체를 액티브로 운용하는 상품은 없었다는 게 이번 삼성 신상품이 파고드는 지점이다.
커버드콜 ETF 시장도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사실상 양분하고 있다. 8일 기준 커버드콜 ETF 시장은 전체 60개 상품, 순자산 27조4051억원 규모로 집계된다. 이 가운데 삼성자산운용(KODEX)이 12조3715억원(45.1%)으로 1위, 미래에셋자산운용(TIGER)이 9조2819억원(33.9%)으로 2위를 차지해 두 회사 점유율만 합쳐 79%에 달한다.
삼성자산운용은 국내 대표지수 기반 커버드콜 시장의 원조 격이다. 2024년 12월 상장한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은 옵션 매도 비중을 사전에 고정하는 패시브 방식으로 순자산 6조2300억원까지 성장하며 국내 최대 커버드콜 ETF로 자리잡았다.
이번 신상품은 커버드콜 전략을 확장하려는 시도다. 같은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삼으면서도 운용 방식에 차이가 있다. 고정 비중이 아니라 시장 상황에 따라 옵션 매도 비중을 0%부터 100%까지 탄력적으로 조정한다. 매도 옵션의 만기도 Daily·Weekly·Monthly 제한 없이 활용하며 코스피200 지수옵션과 개별 종목 옵션 중에서도 선택할 수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그동안 미국 증시와 개별 종목을 대상으로 액티브 커버드콜은 운용해왔다. 2022년 9월 상장한 'KODEX 미국배당커버드콜액티브'를 시작으로, 지난해 12월에는 'KODEX 미국성장커버드콜액티브'를 상장하기도 했다. 국내 대표지수를 기초로 한 액티브 커버드콜은 이번이 처음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패시브 상품 위주로 1위 자리를 지켜온 삼성운용이 액티브 라인업까지 확장하면서 미래에셋운용이 선점한 액티브 커버드콜 시장에서도 점유율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동일 지수 상품으로 맞붙으며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TIGER 배당커버드콜 ETF는 1994년생 양성종 책임 매니저가 운용한다. 신규 상품인 KODEX 200커버드콜액티브는 1999년생 송아현 책임이 운용한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일단 지수가 동일해도 액티브 ETF인 만큼 향후 세부운용 전략에 따라 성과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커버드콜 전략은 각 하우스 금융공학 파트의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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