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LG에너솔루션의 폴란드법인이 유럽 전기차(EV) 시장 회복세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에 힘입어 실적 개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 등 중저가 포트폴리오를 필두로 중국업체와 새로운 경쟁 구도를 그릴 전망이다. 나아가 시장에선 유럽연합(EU)의 산업가속화법(IAA)으로 배터리의 역내 생산이 강제된다는 점에서 LG엔솔이 반사이익을 거둘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LG엔솔의 폴란드법인 ‘브로츠와프(Energy Solution Wroclaw sp. z o.o.)’는 지난해 5조379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33.2% 줄어든 수치다.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감소)으로 제품 판매량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같은기간 해당 법인의 순손실은 5878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4382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최대 실적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겪는 모습이다.
앞선 2016년 4월 설립된 브로츠와프 법인은 이듬해 생산공장을 준공했다. 초기 투자 금액은 4000억원 수준이었으나 지속적인 증설 투자로 연간 생산능력(CAPA)이 86GWh까지 확대됐고 누적 투자금액도 6조원 이상으로 커졌다. LG엔솔은 폴란드법인을 거점으로 유럽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업체 메르세데스-벤츠와 2024년 10월부터 지난해까지 약 25조원에 달하는 배터리 동맹을 맺은 것이 대표적이다.
중국업체의 저가공세가 이어지며 유럽 시장 상황은 점차 악화됐다. CATL·BYD의 LFP 배터리를 활용한 저가 전기차 모델이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삼원계(NCM) 배터리 중심의 LG엔솔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실제 CATL의 올해 1분기 유럽 내 시장 점유율은 43% 달했다. 또한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5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중국 시장 제외) 1위는 CATL(33.7%)로 2위 LG엔솔(16.7%)과 격차를 두배 이상 벌렸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폴란드법인의 실적 개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유럽 전기차 수요가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다. 프랑스 중고차 플랫폼 아라미스오토는 올해 2월 16일 주간부터 3월 9일 주간 사이 전기차 판매 비중이 6.5%에서 12.7%로 늘었다고 밝혔으며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는 EU의 신규 승용차 판매에서 전기차 비중이 2024년 13.6%에서 지난해 17.4%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LG엔솔이 올해부터 전기차용 LFP배터리를 양산하기 시작하고 미드니켈 배터리에 대한 영업망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주효했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지난해 둔화됐던 폴란드 공장 가동률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 안학수 DB증권 연구원은 “유럽 르노 LFP 및 폭스바겐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 모두 보급형 모델 타겟으로 폴란드 공장 가동률이 10~15% 개선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세계적으로 ESS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마침 이 회사는 폴란드 국영 전력공사 PGE와 유럽 최대 규모 ESS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이에 LG엔솔은 폴란드공장 내 생산라인도 일부 ESS용으로 전환해 현지 공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초부터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IAA도 LG엔솔에게는 호재로 꼽힌다. EU 집행위원회는 올해 3월 전기차 대상 역내 최종 조립 및 EU산 부품 사용을 의무화하는 골자의 규정안을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해당 법안이 본격적으로 시행될 경우 전기차 배터리의 역내 생산이 사실상 강제될 것으로 내다 본다. 특히 가격보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우위를 보이는 LG엔솔이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시장 관계자는 “유럽 전기차 수요의 회복과 IAA 법안은 LG엔솔에 유리하게 작용될 것”이라며 “CATL도 헝가리에 10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준공을 앞두고 있지만 10년 이상 현지에서 노하우를 쌓아온 LG엔솔이 경쟁에서는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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