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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프라'로 SK그룹 살린다…계열사 먹거리로 낙점
김주연 기자
2026-07-07 08:00:00
④AI 데이터센터로 SK그룹 역량 집결…AI 인프라 투자 열기 관건
이 기사는 2026-07-06 17:29:38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태원 SK 회장은 최근 미국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위한 사업 구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스1)

[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SK그룹이 미국 AI 데이터센터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장기간 미국에 머물며 AI 데이터센터 투자 구상에 직접 나서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는 반도체와 에너지, 건설, 통신 역량을 한데 묶어 AI 인프라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려는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SK그룹이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그룹 사업 구조를 재편하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글로벌 빅테크들이 이미 자체 AI 데이터센터 투자에 나서고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인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국내뿐 아니라 미국에 AI 데이터센터를 대대적으로 구축하기 위한 작업에 나서고 있다. 최 회장은 7월 동안 미국에서 장기간 체류하며 AI 데이터센터 투자에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전언도 나온다.


SK그룹은 최근 AI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새로운 승부처로 잡고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국내에서는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약 1000조원을 들일 계획이다. 최 회장은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SK텔레콤을 주축으로 총 15기가와트(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그룹의 역량을 결집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데이터센터 건설과 전력 인프라, 에너지저장장치(ESS)에 더해 AI 서버의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메모리 반도체 공급까지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것이 핵심이다.

SK는 현재 울산에 아마존웹서비스(AWS)와 2029년 완공을 목표로 짓고 있는 하이퍼스케일급 AI 데이터센터에서도 그룹사 시너지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가 데이터센터 설계와 시공을 담당하고, SK가스와 SK멀티유틸리티가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를 공급한다. 데이터센터의 핵심 기술인 열관리·냉각 기술은 SK이노베이션과 SK엔무브가 개발하고 있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AI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데이터센터 운영을 맡을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컴퓨팅 파워의 핵심인 HBM 등을 공급한다.


업계에서는 SK가 AI 데이터센터에 뛰어들면서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 간 관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룹 차원의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통해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는 역할을 넘어, SK그룹이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도입하는 수요자 지위까지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공급망에 머무르지 않고 AI 인프라 투자자로 올라서며 엔비디아와의 관계를 기존 공급사-고객사 구도에서 GPU 구매자로까지 확장하겠다는 포석이다.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그룹 전체의 실적을 함께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도 기대 요인이다. SK에코플랜트 역시 환경·건설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유지해 왔지만, AI 인프라 사업 중심으로 이를 전환하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된 바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SK에코플랜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8997억원, 9314억원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262% 증가했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SK그룹 실적을 이끌어 가는 것은 SK하이닉스"라며 "다른 그룹사들 입장에선 SK하이닉스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그런 면에서 AI 데이터센터는 그룹 연계성을 살릴 수 있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미국 AI 데이터센터 진출에서 가장 큰 난항은 고객사 확보로 보인다. 이미 다수의 글로벌 빅테크가 AI 데이터센터 설립에 나서고 있는 상황인 만큼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하이퍼스케일러의 올해 자본적 지출(CAPEX) 규모는 약 8300억달러(약 1205조원)로 집계된다. 아마존은 AI 인프라 투자금 조달을 위해 지난 3월 미국과 유럽에서 약 500억달러(약 74조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게다가 각 업체 간 AI 데이터센터 설립을 위한 장기 계약까지 체결되는 상황인 만큼 SK가 비좁은 틈을 뚫고 들어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AI 인프라 투자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변수다. 최근 AI 인프라 투자가 과열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이르면 2028년부터는 공급이 수요를 웃도는 구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메타의 AI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 진출은 이같은 AI 인프라 과잉 우려에 불을 지피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메타는 새로운 사업 방식으로 자사가 보유한 AI 모델을 클라우드 서비스 형태로 제공해 외부 고객이 별도 AI 인프라를 구축하지 않고도 메타의 AI 모델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과 데이터센터의 GPU, 서버 등 컴퓨팅 자원을 임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민희 BNK증권 연구원은 "메타가 내부 AI 인프라 중 남은 부분을 활용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며 "그러나 이는 AI 인프라 과잉 투자의 신호로도 볼 수 있으며, 향후 설비 투자 속도 조절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AI 투자 열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되거나 투자 경쟁에서 탈락한 기업들이 구축한 데이터센터를 시장에 내놓을 경우 공급 과잉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SK 역시 투자 회수 기간이 길어지는 부담을 안게 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AI 데이터센터에) 투자하는 게 현실적"이라면서도 "현재는 캐파를 아무리 늘려도 수요에 비해 적은 수준이지만,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게 되면 순식간에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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