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다목적무인차량 아리온스멧. (제공=한화에어로)
[딜사이트 조은비 기자] 출생률 저하로 가용 병력이 급감하면서 최전방 경계초소(GOP)와 비무장지대(DMZ)의 공백을 메울 대안 마련이 시급해졌다. 방산 업계와 군 당국은 인간 병사를 보조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지상 무인 차량(UGV) 기술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드론 등 공중 무인체계가 주목받았으나, 최근에는 전장 최일선에서 정찰·물자 수송·환자 후송을 담당하는 지상 무인 플랫폼으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 지상 무인화 분야는 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양대 축이다. 현대로템의 'HR-셰르파(HR-Sherpa)',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아리온스멧(Arion-SMET)'이 대표 기종이다. 현대로템은 현대차그룹의 전동화·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해 국내 최초 군 납품과 야전 시범운용 이력을 확보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 육군 해외비교시험(FCT)을 통과하며 글로벌 호환성과 수출 확장성을 강조하고 있다.
HR-셰르파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GOP·DMZ에 실전 배치돼 야전 시범운용을 거쳤다. 신속시범획득사업을 통해 육군에 시제차량 2대를 납품했고, 이후 양산 결정으로 이어졌다. 최근에는 국방과학연구소(ADD)가 발주한 '미래도전국방기술 연구개발 사업'에서 무인차량 가상 시험평가 체계 구축 과제를 수주했다.
다양한 환경에서 수집한 HR-셰르파의 실제 주행 데이터를 디지털트윈 기술표준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향후 UGV 시험평가 기준에 반영될 예정이다. 로템은 이달 미국 방산기업 안두릴과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현대로템 측은 한반도 산악·암반 등 험준한 지형에서 육군이 실사용하며 축적한 피드백을 바탕으로 성능개량을 해온 만큼, 험지 극복능력이나 수목에 가려진 상황에서의 원격조정거리 등에서 해외 어느 지형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운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방산용 무인로봇이나 무인차량에 대한 다양한 국가과제를 수주하며 이미 성능을 인정받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지상무인무기에서 국가 안보에 기여할 수 있도록 기술력을 선도해가겠다"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다목적무인차량 시장의 원조를 자처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6~2019년 민군협력 과제인 '보병용 다목적 무인차량' 사업으로 아리온스멧 개발을 시작했다. 이를 바탕으로 합동참모본부가 2019년 관련 소요를 결정했다.
이후 2세대 아리온스멧으로 2021년 5사단 시범운용을 거쳤고, 2023년 국내 최초로 미국 FCT에 참가해 미 해병대와 지상차량체계연구소(GVSC)로부터 성능을 인정받았다. 현재 방위사업청 기종결정을 앞둔 것은 3세대 아리온스멧이다. 원격사격통제체계(RCWS)는 국산화율이 98%에 달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이번 시험평가 과정에서도 고장 없이 정해진 성능을 발휘했고, 원격사격통제체계 국산화율이 98%에 달해 유지보수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두 회사의 전략은 타깃 무대에서 갈린다. 현대로템은 국군 신속시범획득사업으로 내수 무대를 먼저 선점한 뒤 한국군 운용 이력을 앞세워 해외로 진출하는 국내 실적 축적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 시장에서 FCT 인증을 먼저 통과한 뒤 이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하는 글로벌 인증 선점형이다.
향후 UGV 시장 경쟁은 어느 무대에서 먼저 표준을 잡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방산업계 관계자는 "로템은 국내 야지 환경과 전술 네트워크 연동성을, 한화에어로는 범용성이 국내 군 소요를 얼마나 충족하는지가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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