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새 국제회계기준) 도입 이후 보험사들의 자산운용 전략은 더욱 복잡해졌다. 수익성과 자본건전성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환경 속에서 대체투자와 기업금융 등 고수익 자산 투자가 늘었지만, 부동산 PF 부실과 해외 부동산 가치 하락 등 잠재 위험 요인도 함께 커지고 있어서다. 가중부실자산비율은 이 같은 위험이 자산 건전성에 얼마나 반영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 지표다. 이에 딜사이트는 주요 보험사들의 가중부실자산비율 현황을 점검하고, 자산운용 전략과 잠재 리스크를 집중 분석한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현대해상의 가중부실자산비율이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부실 여파로 0.2%대에서 정체되고 있다. 손해보험업계 평균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지만, 과거 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이 여전히 건전성 지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현대해상 사례는 해외 대체투자 부실이 일회성 손실에 그치지 않고 장기간 가중부실자산비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현대해상의 가중부실자산비율은 0.24%로 전년 동기(0.23%)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가중부실자산비율은 가중부실자산을 보험사의 자산건전성 분류 대상 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가중부실자산에는 회수가 어려운 고정이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유가증권과 대출채권 등이 포함되며 위험도별 가중치를 적용해 산출한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해당 지표는 2024년 0.2%대에 진입한 이후 제자리걸음하는 추세다. IFRS17(새 국제회계기준) 도입 첫해인 2023년 0.19%였던 가중부실자산비율은 2024년 0.24%로 상승했고, 2025년(0.23%)에도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가중부실자산 규모 역시 2023년 785억원에서 2024년 1042억원으로 늘어난 뒤 2025년(1056억원)에도 큰 변동 없이 유지됐다.
현대해상의 가중부실자산비율이 0.2%대에 머무는 배경에는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부실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2024년 수익증권으로 분류된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자산의 건전성이 저하되면서 가중부실자산비율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현대해상은 지난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해외 부동산 투자 관련 리스크 관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총 1628억원 규모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에서 수백억원대 평가손실이 발생했음에도 향후 자산가치 회복을 전제로 추가 출자를 이어간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당시 금융감독원은 현대해상에 적정한 관리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당시 현대해상을 비롯해 보험업계 전반이 해외 부동산 투자 부문에서 금리 인상과 시장 변동성 확대의 영향을 받으며 투자자산 가치 하락과 건전성 저하를 경험했다"며 "제반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현대해상의 가중부실자산 지표는 당분간 현재 수준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손해보험업계 전체와 비교하면 현대해상의 건전성 지표는 평균 수준에 부합하는 범위에서 관리되고 있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자산총계 기준 국내 손해보험사(DB·농협·롯데·메리츠·삼성·KB·한화·현대·흥국·코리안리) 10곳의 평균 가중부실자산비율은 0.28%로 집계됐다.
눈길을 끄는 건 해외 부동산 투자 리스크가 부각된 이후에도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유가증권(FVPL) 비중을 업계 평균 이하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 말 현대해상의 FVPL 비중은 16.56%로 손보사 10곳 평균(20.57%)을 밑돌았다.
FVPL은 보험사의 대표적인 투자수익 창출 수단으로 꼽힌다. 평가이익 확대 시 투자손익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시장금리와 자산가격 변동에 따라 손익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
다만 현대해상의 경우 현재 건전성 지표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는 FVPL보다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자산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이 같은 부담은 투자손익 지표에서도 일부 확인된다. 올해 1분기 말 현대해상의 투자이익은 61억원으로 전년 동기(1070억원) 대비 94% 감소했다. 투자이익 감소에는 금리 변동에 따른 보유채권 평가손실 확대와 보험부채 할인율 조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투자이익 감소세는 이어지고 있다. 2023년 4508억원이었던 투자이익은 2024년 3521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도 3303억원에 그쳤다.
시장에서는 현대해상이 해외 부동산 투자 관련 리스크를 상당 부분 인식한 만큼 추가적인 급격한 건전성 악화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해외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투자자산 관리와 포트폴리오 재편이 향후 건전성 지표 개선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최근의 가중부실자산비율 추이는 해외 부동산 관련 자산 가치 하락에 기인하고, 금리 등 시장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라며 "금융시장 불안전성에 대응하고자 자산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등의 노력을 기울여 손익 변동폭을 축소하고 투자이익도 제고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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