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변한석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행정안전부와 ‘AI 국민비서’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행정 분야 AI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똑같은 ‘AI 국민비서’지만 두 회사의 접근 방식은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는 ‘전국민이 사용하는 AI 에이전트’ 전략을 세웠으며 네이버는 특유의 락인 효과와 정부용 AI 데이터 센터 인프라 선점을 공략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 중 카카오와 네이버만 AI 국민비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정부는 AI를 중앙·지방정부가 안전하고 신속하게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범정부 AI 공통기반’ 구축을 본격화하고 있다. 네이버·카카오의 AI 국민비서 도입은 공공 AI가 개별 서비스 중심에서 정부 공통 인프라 위에 민간 AI를 결합하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카카오는 지난달 24일 열린 2026 공공 AI 박람회에 참여해 AI 국민비서를 선보였다. 행정안전부와 협력해 구축된 공공 서비스인 AI 국민비서 서비스는 카카오톡 안에서 전자증명서 발급이나 공공시설 예약을 손쉽게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는 범정부 AI 공통기반 전략과 맞물려 행정 서비스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형태라고 해석된다.
AI 국민비서는 AI 에이전트 형태로 공공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기존의 복잡한 절차를 간소화했다는 장점이 있다. 회사는 KTX 승차권 예매 등 생활 밀착형 공공서비스와의 연계도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카카오 AI 국민비서는 아직 범용 생성형 AI 수준의 자유로운 대화 기능보다는 특정 행정 업무 검색 및 수행 등 기능으로 한정되어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AI 국민비서는 아직 시범 운영 단계”라며 “행정안전부와 논의 후 관련 서비스 고도화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정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 5월 열린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의 중장기 AI 비전은 5000만 이용자 모두가 개인화된 AI 에이전트를 보유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의 AI 국민비서 역시 정 대표가 강조한 ‘개인화 AI 전략’과 맞닿은 사례로 풀이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톡은 국내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진 메신저”라며 “별도의 앱 설치나 로그인 과정 없이 카카오톡 내에서 즉시 이용 가능한 게 핵심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접근성과 사용성 측면에서 카카오는 구조적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카카오는 행정안전부에 이어 국민연금과도 AI 기반 공공 서비스 관련 인프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공공 AI 적용 범위를 행정 서비스에서 공공기관 업무 영역까지 넓히고 있는 모습이다.
네이버도 AI 국민비서를 제공 중이다. 자사 대형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 기반으로 구축된 대화형 에이전트인 AI 국민비서는 행정안전부와 연계해 100여 종의 전자증명서 업무·공공시설 예약 등 기능을 제공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자사의 AI탭과 연계해 사용자 요구와 상황에 맞는 공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고도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공시설 예약 시 사용되는 ‘공유누리 예약하기 서비스’는 공공시설 예약 완료 후 위치와 지역 특성을 고려해 인근 맛집 추천 기능이 있다. 이는 네이버 플레이스에서 축적된 데이터 기반으로 사용자 락인 효과를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의 핵심 서비스에는 통합검색·쇼핑·플레이스·리뷰 등 생활 밀착형 데이터가 연결되어 있다. AI 국민비서 역시 단순한 행정 서비스를 넘어 네이버 플랫폼 생태계 안에서 활용 범위를 넓혀간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는 AI 국민비서를 통해 공공 서비스 영역을 공략하는 동시에 이를 뒷받침할 공공 AI 인프라 구축에도 공들이고 있다. 회사는 정부 전용 AI 데이터센터(AIDC)를 건립하겠다는 계획이다. 강민석 네이버클라우드 퍼블릭플래그십 리더는 2026 공공 AI 박람회에서 “공공 부문 AI 도입 후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며 “퍼블릭 클라우드 공공존을 넘어 정부 전용 데이터센터를 제안하게 됐다”고 밝혔다.
공공·금융·국방 분야는 데이터 유출과 보안 문제가 민감한 영역이다. 따라서 네이버클라우드는 행정망 등 망 분리된 리전에서 AI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도록 세종 데이터센터 내 정부 전용 리전 구축을 추진 중이다. 이는 데이터 주권·AI 주권·클라우드 주권을 강조하는 네이버의 소버린 AI 전략과 맞닿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등 인프라 경쟁력을 차별점으로 삼고 있다”며 “공공 AI 시장에서 이러한 기반 확보가 장기적인 우위를 결정지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카카오와 네이버의 공공 AI 전략은 전략 방식에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이용자 접점과 서비스 확산으로 체감형 공공 AI 전략을 세우고 있고 네이버는 기술 내재화와 인프라를 함께 키우는 공공 AI전략을 지향하고 있다”며 “공공 AI 시장은 서비스 경쟁력과 인프라 역량을 동시에 갖춘 기업이 유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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