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윤기쁨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인수합병(M&A) 법률자문 시장은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단독 질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5위권 내에서 치열한 순위 각축전이 벌어졌다.
김앤장은 업계 침체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주요 딜들을 독식하며 경쟁사들을 가볍게 따돌렸다. 중상위권에서는 율촌과 광장, 화우 등이 5조원 내외 차이로 엎치락뒤치락 순위 경쟁을 이어갔다. 연초와 달리 순위가 역전되는 등 M&A 자문 시장이 활발하게 움직였다.
특히 중상위권에서는 순위 교차가 빈번하게 일어났다. 연초 광장-율촌-세종-화우-태평양 순이었던 구도가 율촌-광장-화우-태평양-세종 순으로 바뀌면서 중상위권 내 판도가 크게 요동쳤다. 3위권 이후로 순위 변동이 컸는데, 율촌과 화우는 작년 대비 수직 상승하며 상위권에 안착했다. 반면 광장은 연초 2위 자리를 율촌에 양보하며 3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김앤장, 전방위 자문 통했다
1일 2026 딜사이트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김앤장의 M&A 법률자문 실적은 30조6900억원으로 전년 동기(17조3229억원) 대비 77.16% 증가했다. 거래 건수도 83건에서 88건으로 늘었는데, 대형 딜 수임이 전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이번 집계는 2026년 상반기 잔금 납입 완료를 기준으로 했으며, 자문사가 2곳 이상일 경우 거래액을 자문사 수로 나눠 실적에 반영했다. 김앤장은 2·3위권의 합산 실적과도 유사한 수준을 보이며 최정상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김앤장은 풍부한 경험과 인적 자원을 앞세워 대기업의 대형 딜들을 잇달아 수임했다. 딜 설계부터 최종 클로징까지 전 과정을 유기적으로 지원해 거래 안정성을 높인 것이 주효했다. ▲KKR의 삼성SDS 지분 투자 ▲한투PE·스틱얼터너티브운용 울산GPS 소수지분 인수 ▲크래프톤의 쏘카 지분 인수 ▲알토스벤처스 등의 우나스텔라 시리즈 투자 등 대기업은 물론 PE하우스와 스타트업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통해 독보적인 딜메이커 입지를 증명했다.
◆ 서열 깨진 M&A 자문…일년새 8위서 2위로 우뚝선 율촌
1분기 2위를 기록했던 광장은 상반기 율촌에 역전당했다. 이에 광장은 3위로 내려앉았고, 화우가 그 뒤를 이어 4위를 차했다. 전통 강자들이 포진한 M&A 자문 시장에서 로펌 간 순위 엎치락뒤치락하며 서열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특히 인력 이동이 활발해진 가운데 각 로펌들은 실무 역량과 가격 경쟁력, 특화된 전문성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중하위권에 머물던 율촌과 화우가 크게 올라오면서 시장 경쟁은 한층 심화되는 모습이다.
율촌의 법률자문 실적은 19조1899억원(68건)으로 지난해 동기(5조1506억원, 23건) 대비 4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8위에서 연초 3위, 상반기 2위까지 무서운 기세로 올라온 율촌은 시장에서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율촌은 ▲네이버의 에이더블유피 인수 ▲UCK파트너스의 만전식품 인수 ▲엘리베이션PE의 올데이프레시 인수 등 굵직한 바이아웃 딜을 비롯해 ▲한국투자증권의 코인원 지분 투자 ▲제네시스PE의 SGC에너지 발전사업부(QT) 인수 등 주요 딜들을 다수 수임하며 2위로 치고 올라왔다.
율촌의 급성장은 인적 쇄신과 세대교체의 결과로 풀이된다. 율촌은 지난해 기업법무그룹과 금융그룹 수장으로 박재현 변호사와 신영수 변호사를 전면 배치했다. 젊고 역동적인 리더십을 바탕으로 한 조직 개편이 시장에서 제대로 통했다는 평가다. 이들은 명확한 시장 분석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굵직한 바이아웃 거래를 잇달아 따낸 것으로 분석된다.
3위 광장은 올 상반기 14조8077억원(59건)의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17조4971억원, 73건)보다 15.37% 줄어든 수치다. 주요 실적으로는 ▲NS쇼핑의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인수 ▲E&F PE의 KES환경개발 인수 ▲SK의 SK에코플랜트 지분 거래 자문 등이 반영됐다. 광장이 3위로 내려앉자 김상곤 대표 변호사 등 파트너들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반기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예정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LG, SK, 한진, CJ 등 대기업 오너 일가와 친분이 깊은 것으로 유명하다.
화우는 상반기에도 4위 자리를 유지했다. 자문 실적은 10조7969억원(47건)으로 전년 동기(2조4561억원, 18건)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전년도 하위권이던 화우의 급등세 역시 공격적인 인재 영입에 따른 인적 쇄신의 성공으로 평가된다. 법무법인 율촌에서 넘어온 윤희웅 변호사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여기에 시장에서 검증된 전문가 이진국 변호사와 윤소연 변호사 등이 뒤따라 합류하면서 시너지를 냈다. 주요 자문 사례로는 ▲우리금융지주의 우리투자증권 인수 ▲센트로이드PE의 리버티운용 지분 인수 등이 있다.
태평양과 세종은 각각 5위와 6위에 이름을 올렸다. 태평양은 8조5491억원(44건), 세종은 8조3972억원(45건)으로 집계됐다. 세종은 ▲업스테이지의 AXZ 인수 ▲다온인터내셔널의 서울전자통신 인수 등을 자문했으며, 태평양은 ▲조광페인트의 씨케이이엠솔루션 지분 인수 ▲에이티넘·IMM·코스톤아시아의 엑시나 투자 자문 등을 맡았다.
중소형 로펌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특히 지평은 주로 부동산 딜을 통해 체급을 키우며 실적 1조원을 돌파했다. 지평은 대신자산운용의 하나손해보험빌딩 매매를 비롯해 리프론자산운용, 대한토지신탁 등과 협업하며 성과를 냈다. 이 외에도 베이커맥켄지가 8830억원의 실적으로 이름을 올렸고, 법무법인 린, 진, 세이지 등도 의미 있는 성장을 보여주며 존재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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