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코스닥 상장사 ‘성호전자’ 최대주주인 서룡전자의 주식담보 리스크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3000억원 차입 과정에서 차입금의 200%에 해당하는 담보가치를 유지해야 하는 조건을 맺었는데, 성호전자 주가가 이를 충족하는 수준인 3만원 안팎 아래로 내려가자 서룡전자는 추가 담보 제공에 나섰다. 이에 단기적으로 담보비율은 회복됐지만 성호전자 주식을 활용한 추가 담보 여력이 사실상 소진되면서 주가가 더 하락할 경우 대응이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룡전자는 성호전자 보유 주식 2729만2815주를 에이치투온주식회사에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서룡전자가 보유한 성호전자 주식은 2730만3815주로, 사실상 보유 주식 전부가 담보에 들어간 셈이다.
서룡전자는 지난 4월 에이치투온주식회사로부터 3000억원을 차입하며 성호전자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담보설정금액은 8023억원에서 6000억원으로 정정됐다. 차입금 3000억원의 200%인 6000억원 이상을 담보가치로 유지해야 하는 구조로, 정정 전 약 267% 수준이던 담보비율 기준이 200%로 낮아진 것이다. 정정 사유에는 구체적인 배경이 명시되지 않았다.
담보가치는 담보로 제공한 주식 수와 주가에 따라 결정된다. 담보설정금액이 6000억원으로 조정되면서 당시 담보 주식 수 기준으로 이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주가는 약 3만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성호전자 주가는 지난 24일 3만50원으로 마감한 뒤 25일 2만8750원, 26일 2만8900원, 29일 2만8450원을 기록하며 방어선 아래로 내려갔다.
이에 서룡전자는 지난 26일 725만7282주를 추가로 담보에 넣었다. 이로써 누적 담보제공 주식 수는 2729만2815주로 늘었고, 담보 주식 수가 증가하면서 동일한 담보가치(6000억원)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 주가도 약 2만1984원까지 낮아졌다.
지난 29일 종가(2만8450원) 기준 담보주식 가치는 약 7760억원으로, 차입금 대비 담보비율은 250%를 웃도는 수준까지 회복된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단기적인 마진콜 위험은 일단 한숨 돌린 모습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서룡전자가 가진 성호전자 지분이 거의 모두 담보로 묶였다는 점이다. 추가 담보 제공에 따라 담보권이 전부 실행될 경우 서룡전자에 남는 주식은 1만1000주, 지분율로는 0.02%에 불과하다.
성호전자 주가가 2만2000원 안팎까지 하락할 경우 다시 담보비율 200% 미만 구간에 진입할 수 있다. 하지만 서룡전자가 성호전자 주식을 추가 담보로 제공할 여지는 사실상 없는 상태로 볼 수 있다.
다만 담보비율이 200% 아래로 떨어진다고 곧바로 담보권이 실행되는 것은 아니다. 계약상 담보권자는 담보 부족 사실을 통지한 뒤 3거래일 동안 추가 담보 제공이나 담보가치 회복을 기다려야 하며, 이 기간 안에 담보를 보충하면 담보권 실행을 막을 수 있다.
그럼에도 담보권이 모두 실행될 경우 서룡전자의 성호전자 지분은 0.02% 수준으로 줄어 현재의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다.
담보권자가 일반 증권사가 아니라 에이치투온주식회사라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공시상 이번 차입 목적은 '타법인 인수'로 기재돼 있다. 시장에서는 과거 서룡전자가 핑거 경영권을 인수할 당시 에이치투온제일차주식회사라는 유사한 명칭의 법인이 자금 조달에 참여했던 점 등을 근거로 이번 차입 역시 핑거 인수자금과 연관된 거래일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양사 간 관계는 공시만으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최근 주가 조정은 최대주주의 담보 리스크를 부각시킨 직접적인 배경으로 꼽힌다. 성호전자는 ADS테크 인수를 통해 광통신·CPO(Co-Packaged Optics) 장비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관련 기대감에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2027년 이후 CPO 관련 장비 매출이 본격화될 가능성을 제시하면서도 실제 시장 확대 시점은 2028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용화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CPO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주가도 최근 단기 조정을 받는 모습이다.
한편 딜사이트는 서룡전자 측에 담보권자인 에이치투온주식회사와의 관계에 대해 공식적으로 질의를 요청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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