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꿈비'가 토박스코리아 구주를 시가의 약 3.7배 수준에 인수하며 경영권을 확보하기로 해 눈길을 끈다. 시가총액 요건 강화에 따른 상장폐지 우려를 안고 있는 회사를 인수하면서 높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과감한 베팅으로 평가된다. 다만 실제 거래 구조는 구주 일부만 우선 매입하고 신주 발행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설계해 현금 부담과 투자 리스크를 동시에 낮췄다는 분석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꿈비는 최근 토박스코리아 최대주주인 이선근 대표 외 5인으로부터 구주 118만9731주(13.27%)를 약 100억원(주당 8380원)에 취득하는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했다. 계약금 20억원은 지급됐으며 오는 7월 23일 잔금 80억원을 납입하면 거래가 마무리된다.
신주 발행도 동반된다. 꿈비는 구주 인수와 동시에 36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토박스코리아 신주 179만주를 취득할 예정이다. 발행가는 기준주가(2211원) 대비 10% 할인된 1990원이며 납입일은 오는 7월 7일이다.
꿈비가 토박스코리아 구주와 신주 취득에 투입하는 자금은 약 135억원이다. 거래가 완료되면 꿈비는 토박스코리아 지분 27.74%(297만9731주)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른다. 반면 기존 최대주주인 이 대표의 지분은 5.59%(60만주)로 낮아진다.
눈에 띄는 부분은 구주 인수 가격이다. 계약 체결 직전 거래일인 6월 24일 토박스코리아 종가는 2280원으로, 꿈비는 이에 비해 약 3.7배 높은 가격인 주당 8380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일반적인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한 수준의 웃돈을 인정한 셈이다.
꿈비는 유아용 가구와 유아용품을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으며 토박스코리아는 유아동 신발 전문기업이다. 양사의 주요 고객층이 유사한 만큼 제품군 확대는 물론 판매 채널과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연계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인수의 배경으로 꼽힌다.
토박스코리아의 실적 흐름도 나쁘지 않다. 2017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이후 매년 300억원 안팎의 매출을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5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기업가치에 비해 낮은 시가총액은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29일 기준 시가총액은 약 162억원으로, 하반기부터 강화되는 코스닥 시가총액 유지 요건(200억원)을 충족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하면 이번 거래에서 신주 발행을 병행한 것은 사실상 필수적인 선택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주식 수가 늘어나면 주가가 유지된다는 전제 아래 시가총액도 함께 확대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반대로 꿈비 입장에서는 기존 최대주주의 지분을 한꺼번에 모두 인수하면서 유상증자에도 참여하기에는 자금 부담이 적지 않았다. 이 대표가 보유한 잔여 지분까지 모두 사들일 경우 필요한 자금은 약 190억원으로 늘어난다. 그러나 꿈비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97억원에 그쳐 일시에 전량을 인수하기에는 부담이 큰 상황이었다.
결국 꿈비는 '구주 일부 인수→신주 투자→잔여 지분은 추후 인수'라는 단계적 거래 구조를 선택했다. 이 대표가 보유한 잔여 지분 60만주에 대해서는 성과확정일 이후 풋옵션과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도록 계약을 체결했다. 성과확정일(EBITDA 측정기간 종료 후 실적 산정을 거쳐 최종 확정되는 날)부터 1년 이내 이 대표는 매도청구권(풋옵션)을, 꿈비는 매수청구권(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잔여 지분의 매매가격은 향후 실적에 따라 달라지는 구조다. 토박스코리아의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를 기준으로 측정기간(2025년 7월 1일~2028년 6월 30일) 동안 EBITDA가 25억원 이하이면 최초 계약가격보다 10% 낮아지고, 35억원 이상이면 10% 높아진다. 25억원 초과 35억원 미만이면 최초 계약가격인 주당 8380원이 유지된다. 이는 향후 실적 개선 정도에 따라 잔여 지분의 기업가치를 다시 평가하도록 설계한 장치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토박스코리아 EBITDA는 약 18억원이었다.
이 같은 구조는 매수자와 매도자의 이해관계를 절충한 것으로 해석된다. 꿈비는 토박스코리아에 신규 자금을 투입하면서도 잔여 지분 인수 시점을 약 2년 뒤로 미뤄 당장의 현금 부담을 줄였고, 이 대표는 향후 실적이 개선될 경우 더 높은 가격으로 잔여 지분을 매각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보했다.
시장 일각에선 이번 유상증자만으로 상장폐지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신주 179만주가 발행되더라도 주가가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는 가정 아래 시가총액은 약 198억원으로 계산돼 여전히 200억원 요건에 미치지 못한다. 결국 향후 주가 반등이나 추가적인 기업가치 제고 방안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추가 자본확충 등의 대응이 필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딜사이트는 토박스코리아 인수 배경과 기업가치 제고 계획 등을 묻고자 꿈비 측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다만 토박스코리아 관계자는 "경영권 매각 배경과 거래 구조 등은 경영진의 결정이기에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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