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의 최대주주인 바이낸스가 코스피에 최대 150배 레버리지가 가능한 상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개인손실 및 자금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팍스 경영 정상화가 시급한 상황 속 사업자 갱신 문제가 현안으로 급부상하면서, 최대주주의 파격 행보가 고팍스 경영 지속성을 저해하는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는 최근 코스피 1% 상승당 수익률이 150%로 치솟는 파생상품을 출시했다. 뉴욕 증시에 상장된 ‘코스피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자가 최대 50배 수준의 추가 레버리지를 걸 수 있는 방식이다.
고위험 파생상품 확대…개인손실·자금유출 리스크 부각
앞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등에 20배 규모의 레버리지가 가능한 상품도 출시 직후 뜨거운 시장 반응이 이어지면서 두 레버리지 상품에만 총 10조원이 넘는 투자금액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같은 상품이 도박성을 띄는 고위험 상품군으로 분류된다는 점이다. 막대한 규모의 레버리지 상품은 수익률 만큼 손실 위험도 크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투자자도 해당 상품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금융당국으로선 골칫덩어리리인 셈이다.
투자자들은 국내 거래소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 ‘테더’를 구매한 뒤 바이낸스 상품에 언제든 접근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개인손실부터 자금유출 가능성까지 다방면의 리스크가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정상화 지연 속 사업자 갱신 변수로…경영 지속성 ‘흔들’
바이낸스의 해당 상품은 고팍스가 직접 취급하는 국내 서비스가 아니다. 사업자 갱신 심사와 직접 연결되는 사안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고팍스가 이미 고파이 미상환과 사업자 갱신 지연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최대주주의 고위험 상품 확대 논란은 금융당국의 심사 환경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바이낸스를 새 최대주주로 맞이한 고팍스로선 난처해진 상황이다. 고파이 미상환 문제와 사업자 갱신 지연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대주주 관련 논란까지 더해질 경우 경영 정상화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바이낸스는 지난해 금융당국의 이사회 변경 신고 수리로 고팍스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최우선 과제는 고파이 사태 해결이다. 앞서 고팍스는 2022년 말 FTX 사태 여파로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 ‘고파이’ 부문에서 출금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바이낸스는 2023년 지분투자와 함께 고파이 미상환액의 60%를 상환했지만, 나머지 40%는 여전히 감감 무소식이다.
해결과제가 산적한 상황 속 최근 사업자 갱신 여부가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지속 가능성마저 흔들리고 있다. 앞서 고팍스는 2024년 말 사업자 갱신을 신청했지만, 고객확인 등 당국 제재가 확정되지 않아 심사가 무기한 지연되고 있다.
당초 고팍스는 타 거래소에 비해 위반 건수가 적어 갱신 리스크가 비교적 적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최대주주인 바이낸스가 최근 금융당국의 눈엣가시로 전락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당국으로선 바이낸스가 단순 거래소를 넘어 국내 증시를 기반으로 파격적인 파생상품을 판매하는 고위험 기업으로도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막대한 거래 대금이 빠져나가면서 국내 시장을 한층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깔려있다. 이는 결국 “국내 규제를 받아야 하는 고팍스가 바이낸스 영향권에 있는 게 타당한가”란 의문으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고팍스 입장에서도 바이낸스 색깔을 빼는 게 사업자 갱신에 유리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금융당국은 해외 거래소를 규제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어 왔다. 당국으로선 이번 파생상품도 국내 투자자를 위협하고 자금 유출을 유도하는 골칫덩어리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투자자가 접근 가능하다는 점과 혹시 모를 금융사고 가능성 역시 시장 리스크를 크게 부각시키는 요인”이라며 “아직 스테이블코인 제도마저 미성숙한 상황에서 국내 증시와 직결된 파생상품을 당국 인가 없이 확대하는 모습은 충분히 위험하게 비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고팍스 측은 바이낸스의 국내외 사업 범위에 대해 명확히 선을 그으며 “규제당국과의 마찰은 제한적일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당장 해결과제인 경영 정상화에 우선 힘을 합치겠다는 방침이다.
고팍스 관계자는 “바이낸스는 국내에서 거래소 사업을 제외한 파생상품 판매 등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차원에서 앞으로도 바이낸스가 직접 금융당국과 마찰을 일으킬 만한 요인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당장 고팍스 경영 정상화에 공감대를 형성 중인 만큼, 양사 모두 눈 앞에 놓인 해결과제에 우선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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