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대한토지신탁이 신임 대표이사에 조영현 전 IBK투자증권 부사장을 선임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와 사업장 리스크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금융 전문가를 전면에 내세웠다. 최근 경영부문 책임자를 교체한 데 이어 대표이사까지 새로 선임했으며, 현재 진행 중인 신탁사업부문 책임자 인선이 마무리되면 새로운 경영진 체제가 완성될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조영현 전 IBK투자증권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임기는 오는 7월 1일부터 2029년 6월 30일까지 3년이다. 이번 인사는 2023년 5월 대표이사에 선임돼 약 3년간 회사를 이끌어온 박종철 대표의 후임 인선이다.
특히 이번 대표 인선은 전임 대표와 비교해 경력의 성격이 크게 달라졌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박 전 대표는 대한토지신탁 영업총괄 영업이사를 지낸 '신탁 영업통'으로 꼽힌다. 이후 부동산 개발 시행사 대표 등을 거쳐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박 전 대표는 부동산 호황기에는 개발사업과 신탁 영업 분야에서 쌓은 네트워크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 확대와 신규 수주를 주도했다.
반면 조 대표는 증권사와 부동산 금융업계를 중심으로 경력을 쌓은 '금융통'이다. 금융투자와 부동산 금융 분야에서 20년 넘는 경력을 보유한 금융 전문가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IBK투자증권 부사장을 지냈다. 이후 한성FI 부사장을 역임했으며, 2021년부터 올해 3월까지 코람코자산신탁 사외이사를 맡아 부동산 신탁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올해부터는 세무법인 미송 경영고문으로 활동해왔다.
이번 인사는 최근 신탁계정대와 대손상각비 증가로 재무 부담이 확대되는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대표는 투자금융과 자산관리, 부동산 금융 분야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사업 확대보다 재무건전성 강화와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둘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대한토지신탁의 재무 부담은 최근 빠르게 커지고 있다. 조 대표가 새 경영진의 최우선 과제로 재무건전성 관리와 사업장 리스크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신탁사가 사업비 등을 선투입한 금액인 신탁계정대는 2023년 말 7523억원에서 2024년 말 9604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25년 말 1조777억원, 올해 1분기 말에는 1조984억원까지 증가했다.
신탁계정대는 차입형 개발신탁 사업장에서 분양과 잔금 회수가 원활하면 감소하지만, 미분양이 누적되거나 자금 회수가 지연되면 신탁사의 재무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손상각비도 2023년 354억원에서 2024년 306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2025년 638억원, 올해 1분기에는 771억원으로 다시 늘었다. 사업장 리스크 확대가 실적과 재무건전성에 미치는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한편 대표이사 인사와 함께 신탁사업부문 책임자 교체도 추진되면서 대한토지신탁의 경영진 재편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달 경영부문 이사를 새롭게 선임한 데 이어 신탁사업부문 이사도 함께 7월 초 새롭게 선임할 예정으로, 핵심 경영진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의 조직은 ▲경영부문 ▲리츠사업부문 ▲신탁사업부문 등 3개 축으로 구성된다. 이번 인사가 마무리되면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원 4명 가운데 3명이 교체되면서 핵심 경영진 대부분이 새로운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신탁업계 전반의 책임준공 부담과 미분양 사업장 리스크가 커진 만큼 새 경영진은 공격적인 신규 수주보다 기존 사업장의 안정적 관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자산 회수와 재무건전성 강화에도 역량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토지신탁 관계자는 "박종철 대표의 임기 만료에 따라 인사위원회 절차를 거쳐 조영현 대표를 새롭게 선임했다"며 "지난달 경영부문 이사를 새로 선임한 데 이어 현재 신탁사업부문 책임자 선임 절차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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