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태민 기자] 카카오게임즈가 새 대주주를 맞으며 3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수혈받았다. 전략적 투자 유치로 재무건전성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자금이 차입금 상환이 아닌 IP 확보와 인수합병(M&A)에 투입될 경우 재무 개선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 결국 새 대표 체제의 첫 과제는 유동성 안정과 성장 투자 사이의 균형이 될 것으로 보인다.
3000억 수혈에 부채비율 개선…차입금 상환 여력 확보
카카오게임즈는 실적 악화로 6분기 연속 적자가 누적되면서 재무건전성이 훼손됐다. 자본이 지속 감소하는 가운데 차입금은 늘어나면서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1분기 매출 829억원, 영업손실 25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1228억원)보다 32% 감소했고, 영업손실(124억원) 규모는 2배 가까이 확대됐다.
자본총계는 지난해 말 1조1980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1조972억원으로 1분기 만에 1000억원가량 줄었다. 자회사 적자가 누적되면서 비지배지분이 139억원에서 -339억원으로 마이너스 전환된 영향이 컸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23.4%에서 올해 3월 말 기준 135%로 1분기 만에 12%p 가량 올랐다. 총차입금은 9536억원에서 9682억원으로, 차입금의존도는 35.6%에서 37.6%로 각각 상승했다. 같은 기간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합한 금액은 지난해 말 7893억원에서 올해 3월 7129억원으로 약 10% 감소했고, 순차입금은 1613억원에서 2553억원으로 58% 증가했다.
이번 거래로 확보한 자금 3000억원은 카카오게임즈 재무 구조에 직접적인 변화를 가져온다. 단순 계산상 신주 2400억원이 자본으로 들어오고, 전환사채(CB) 600억원은 부채로 반영된다. 자본 확충과 부채비율 개선이 동시에 이뤄지는 구조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자산 2조5781억원, 부채 1조4808억원, 자본 1조972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3000억원이 예상대로 반영된다면 부채는 1조5408억원, 자본 1조3372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각각 4%, 22%가량 늘어난다. 부채비율은 135%에서 115%로 약 20%p 떨어진다. 이후 이 자금 중 약 2000억원을 단기차입금 상환에 투입할 경우 부채는 1조3000억원대 초반으로 줄어든다. 이 경우 부채비율은 100% 안팎까지 낮아질 수 있다.
재무 안정 넘어 성장 투자로…IP·해외 M&A가 변수
다만 부채비율의 실질적인 개선 폭은 신규 자금의 용처에 달렸다. 단순 재무 개선을 넘어 새 대표 체제에서의 사업전략 재편을 위한 실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자금 구조 재편 방향에 대해 "유동성 확보와 IP 투자, 글로벌 확장으로 배분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작업은 사실상 올해 1분기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는 1분기 만에 단기금융상품을 1146억원을 현금화했다. 지난해 말 2971억원에서 올해 1분기 1825억원으로 1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반면 현금성자산은 4922억원에서 5304억원으로 382억원 늘었다. 만기가 도래한 단기금융상품을 현금화하는 한편, 차액 약 760억원은 영업·재무 활동 등에 분산 활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사채 부담은 가볍지 않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미 발행한 교환사채(EB) 1469억원도 안고 있다. 이번 거래로 들어오는 신규 CB 600억원을 합치면 사채성 부채만 2070억원 규모다. 사채 만기 또는 전환 시점이 향후 재무체력 측면에서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
나머지 갈래인 IP 투자와 글로벌 확장의 경우 인수합병(M&A) 카드를 활용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특히 김태환 신임 공동대표가 넥슨·라인게임즈를 거치며 국내외 M&A와 전략적 투자를 이끌어온 '딜 메이커'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국내외 유망 게임사 지분 투자나 M&A를 추진해 자체 개발력과 IP 포트폴리오를 동시에 확장하는 전략이 거론된다.
카카오게임즈는 그동안 라이온하트스튜디오·엑스엘게임즈·메타보라 등 국내 게임사를 잇따라 자회사로 편입해 왔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의 교두보 역할을 수행할 해외 M&A는 제한적이었다. 라인야후가 일본·동남아 중심 사업 기반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신규 자금이 글로벌 게임사 인수나 차세대 IP 확보에 투입될 수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온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재무적 투자자가 최대주주가 된 직후엔 자체작 개발보다도 검증된 IP를 확보하거나 유망 게임 개발사를 인수하는 게 단기간에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수단 중 하나"라며 "김 공동대표 이력을 감안할 때, 새 체제에서 가장 먼저 가시화될 카드는 해외 M&A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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