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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ESS 훈풍' 착시…공공입찰 '출혈 수주' 청구서 우려
조은비 기자
2026-06-26 08:00:00
저가 경쟁 관측에 수익성 흔들… 배터리 사업 적자 속 물량 확보 절박
이 기사는 2026-06-25 17:41:44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8월2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5 기후산업국제박람회' SK그룹관 내 SK온 컨테이너형 ESS 제품. (제공=SK온)

[딜사이트 조은비 기자] K배터리 3사가 올해 2분기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확대로 실적 개선 국면에 진입할 전망이다. 다만 국내 공공 ESS 중앙계약시장 1·2차 입찰에서 벌어진 저가 수주 경쟁의 여파로, 정작 수익성 방어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려의 핵심은 '출혈 수주'다. 공공 입찰 특성상 대규모 물량을 확보하려 업체들이 마진을 최소화하거나 원가 수준으로 투찰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렇게 따낸 물량이 하반기부터 실제 매출로 잡히면 오히려 전체 영업이익률을 끌어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10년, 20년을 내다봐야 하는 ESS 사업인데 당장의 이익에만 치중한 측면이 있어 저가 수주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실제 1·2차 입찰 결과에는 이런 출혈 경쟁의 흔적이 읽힌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전력거래소가 운영하는 ESS 중앙계약시장에서, 지난해 1차 입찰(563MW) 때 삼성SDI가 전체 물량의 약 76%를 쓸어담은 반면 단 한 건도 수주하지 못했던 SK온은 올해 2월 2차 입찰에서 565MW 중 284MW(50.3%)를 따내며 단숨에 선두로 올라섰다. 1차 강자였던 삼성SDI는 2차에서 35.7%, LG에너지솔루션은 14.0%에 그쳤다.


주목할 점은 차수마다 1위 사업자가 뒤바뀌는 극심한 쏠림이다. 2차 입찰은 가격 평가 비중이 1차의 60%에서 50%로 오히려 낮아졌는데도 상위 수주 업체의 순위가 뒤집혔다.

SK온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국내 생산과 소재 국산화, 강화된 화재 안전성 등 비가격 항목에서 점수를 끌어올린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3사 모두 소재 국산화와 안전성 강화에 나서 비가격 지표의 변별력이 크지 않았던 만큼, 결국 가격이 당락을 가른 핵심 변수로 작용했다는 관측도 함께 제기된다.


문제는 이렇게 낮은 단가로 확보한 물량이 하반기부터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점이다. 공공 입찰로 따낸 물량은 설비 구축과 납품을 거쳐 시차를 두고 매출로 인식된다. 1·2차에서 원가 수준으로 확보한 물량이 본격적으로 장부에 반영되기 시작하면, ESS 수요 확대로 모처럼 살아난 실적 개선세가 정작 낮은 수주 단가에 발목 잡힐 수 있다. 외형은 커지는데 수익성은 따라오지 못하는 구조다.


배터리 사업의 체력이 이미 약해져 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SK온을 포함한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부문은 2024년 1조1270억원, 2025년 931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올해 1분기에도 349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폭은 줄어드는 추세지만 여전히 흑자 전환에는 이르지 못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로 배터리 사업 전반이 부진한 상황에서, 공공 ESS 물량 확보가 그만큼 절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2차 물량의 절반을 가져간 SK온의 경우, 수주 이행을 위한 LFP 라인 전환과 국내 소재 조달 확대 등 초기 투자 부담도 떠안게 된다. 저가 수주에 따른 마진 압박에, 설비·공급망 구축 비용이 더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반기 3차 입찰을 앞두고 업계에서는 가격 비중을 낮추고 안전성·국내 산업 기여도 등 비가격 요소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도 최저가 평가 완화를 포함한 평가 방식 개편을 검토 중이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물량 확보도 중요하지만, 과도한 저가 경쟁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면 결국 산업 전체에 부담으로 남을 수 있다"며 "3차 입찰에서는 무작정 물량을 좇기보다 수익성을 함께 고려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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