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포스코가 전기로 관련 사전작업을 순조롭게 이행할 경우 핵심 제품군의 경쟁력이 크게 상승할 수 있다는 시장 관측이 나온다. 이 회사가 최근 기술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8대 핵심 전략제품’의 저탄소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다. 실제 글로벌 철강시장에서는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탄소 감축 요구가 강화되고 있는 추세로 향후 ‘그린 스틸’의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점쳐진다.
포스코는 지난해 말 철강경쟁력 재건 및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8대 핵심 전략제품을 선정했다. 이는 구체적으로 ▲차세대 성장시장용 스테인리스스틸(STS) ▲신재생 에너지용 포스맥 ▲고망간강 ▲전기로고급강 ▲에너지후판 ▲전력용 전기강판 ▲기가스틸 ▲전기차용 전기강판 등이다. 회사는 2030년까지 해당 제품군의 포트폴리오 완성도를 끌어올려 판매량 1000만톤(t)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에 포스코는 지난해부터 8대 핵심 전략제품 별 프로젝트팀 구성을 완료하고 관련 기술 개발과 생산·판매를 통합 관리하게 했다. 나아가 포항·광양제철소의 생산 공정 특성에 맞춰 전략제품군을 차별화하는 방식으로 경쟁력 고도화에 나선다. 광양제철소에는 기가스틸(자동차강판), 전기차용 전기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이 배정됐다. 최근 연산 250만t 규모 전기로 공장이 신설된만큼 향후 합탕 기술을 통해 생산할 수 있는 제품이 선정된 것으로 보인다.
8대 핵심 전략제품의 선정 기준은 관련 사업의 성장성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례로 고망간강은 액화천연가스(LNG) 등의 저장·수송을 위해 극저온, 극고압 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게 설계됐으며 전기강판은 전기차(EV)의 구동모터코어, 전력용 전기강판은 변압기의 소재로 각각 쓰인다. 따라서 해당 제품들은 글로벌 에너지·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시장 성장세에 따라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더해 고로의 전기로의 쇳물을 혼합하는 합탕 기술이 적용되면 포스코의 경쟁력은 한층 강화될 수 있다. 전기로가 기존 고로 대비 75%에 달하는 탄소를 감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제품의 저탄소 생산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는 글로벌 철강시장의 탈탄소 흐름과도 부합한다. 실제 글로벌 컨설팅업체 매킨지에 따르면 전세계 그린스틸 수요는 2021년 약 1500만t에서 2030년 2억t 규모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발표된 각국의 탄소규제를 감안하면 저탄소 생산 체제 구축은 수익성과도 직결될 예정이다. 대표적으로 EU는 CBAM을 통해 철강·알루미늄·시멘트 등 산업군을 대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비용을 부과할 예정이다. 현재 시장에서 포스코의 유럽 매출은 10~15%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마진이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군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이 같은 국·내외 탈탄소 정책은 점차 강화될 기조를 보이고 있다. 실제 EU 집행위원회가 밝힌 CBAM 인증서 가격은 올해 1분기 기준 t당 75.36유로(약 13만원) 수준이었으나 이달 t당 77유로 정도까지 상승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업계에서는 CBAM의 적용 범위가 탄소 간접배출(Scope2)를 넘어 공급망 배출(Scope3)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시장 관계자는 “향후 글로벌 철강시장에서는 얼마나 이산화탄소를 적게 배출하면서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들어내는지 여부에 따라 주도권이 나뉠 것”이라며 “포스코가 발표한 핵심 전략제품들도 결국 저탄소 생산이 가능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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