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포스코가 광양제철소 전기로 공장을 준공하며 수소환원제철 하이렉스(HyREX) 구축을 통한 탈탄소 생산 체제로의 전환에 한 걸음 다가섰다. 다만 회사 입장에서는 수소환원제철의 기술 완성보다 막대한 양의 에너지·전력 공급 방안 마련에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소를 이용해 철광석을 환원시키는 방식의 수소환원제철은 흡열반응로 인해 기존 고로 대비 최소 3~4배에 달하는 전력량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이달 17일 광양제철소 전기로 공장 준공을 통해 세계적인 탈탄소 흐름에 부응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최근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4기 배출권거래제 등 국내 탄소감축 요구가 강화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도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번 신설 전기로도 수소환원제철의 상용화 이전 온실가스 감축 추진과 탄소저감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과도기적 시설이라는게 사측의 설명이다.
앞서 포스코그룹은 2020년 탄소중립 선언과 함께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완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2030년까지 수소환원제철 기술 검증을 마치고 2050년까지 기존 고로를 모두 하이렉스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포스코는 100만톤(t) 규모의 수소환원제철 시험 설비(데모플랜트) 구축을 추진했다. 현재는 기술 안정성과 리스크 분산을 위해 데모플랜트 규모를 30만t로 줄였지만 회사는 2027년 준공을 목표로 총 1조5274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포스코가 수소환원제철을 고집하는 이유는 전기로를 통해 생산되는 철강제품의 품질에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전기로에 사용할 수 있는 원재료는 철광석을 90% 이상 환원시킨 직접환원철(HBI)이나 철스크랩인데 불순물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해 포스코의 주력제품인 고급강을 생산하기 어렵다. 결국 철광석과 수소의 환원반응을 통해 쇳물을 생산하는 수소환원제철의 상용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다만 수소환원제철에 상당한 양의 에너지와 전력이 소모된다는 게 걸림돌이다. 철광석(Fe2O3)의 산소(O3)와 수소(H2)를 결합시키는 과정에서 물(H2O)이 발생하고 반응기 내부 온도가 떨어지는 흡열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결국 환원반응에 필요한 900℃ 이상의 수소를 지속적으로 공급하려면 직접 가열 에너지나 간접적 열 공급을 위한 전력이 필수적이다. 이에 업계에선 수소환원제철에 고로 대비 3~4배의 전력량이 필요하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결국 문제는 수익성이다. 현재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은 연간 평균 kWh당 185.5원 수준이다. 중국과 미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에 평균 120원대에 그치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당장 회사는 전기로 준공으로 향후 광양제철소에서 소요되는 전력량이 10%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포스코의 지난해 연결기준 전력용수료는 6808억원으로 전년 대비 13.6% 증가한 상태다.
이에 포스코는 전력 인프라 확대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유동환원로를 통해 열 공급을 용이하게 만들고 필요 전력량을 줄이는 동시에 재생에너지에 대한 수급방안도 모색한다. 이외에도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액화천연가스(LNG) 밸류체인를 활용한 민자발전사업(IPP)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실제 포스코는 2028년 9월 말까지 8564억원을 투입해 포항제철소 부지 내 600MW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시장 관계자는 “수소환원제철로 고급강을 생산하는 기술은 이미 개발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면서도 “결국 하이렉스 상용화 시점에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와 전력 공급 방안이 선제돼야 된다”고 말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광양제철소 전기로는 한전 수전선로, 변압기 등 전력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확대해 공급에 이상 없도록 했다”며 “추후 재생에너지에 대한 수급방안도 함께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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