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포스코가 광양제철소 전기로 공장 준공을 기점으로 합탕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붙이고 있다. 전기로와 고로에서 생산된 쇳물을 혼합해 자동차강판, 전기강판 등 저탄소 고급강을 생산한다는 목표다. 다만 글로벌 완성차업체 등 수요처와 계약 가능성은 별개의 문제로 여겨진다. 아직까지 탄소저감강판의 글로벌 수요가 뚜렷하지 않을뿐만 아니라 국내외 경쟁자들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향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이달 17일 250만톤(t) 규모의 광양제철소 전기로 공장을 준공했다. 이번 전기로 준공으로 사측은 국내외 탈탄소 정책에 부응하고 고객사의 탄소저감 제품 공급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전기로는 철스크랩을 재활용해 기존 고로 대비 최대 75%의 탄소감축이 가능하다. 이를 통한 수소환원제철 하이렉스(HyREX) 구축, 탈탄소 생산 체제로의 전환이 포스코의 최종 목표다.
회사는 광양제철소 전기로를 통해 생산할 수 있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전기로와 고로에서 생산한 쇳물을 혼합해 정련하는 합탕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낸다. 해당 기술이 접목되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면서도 순도가 높은 고급강 생산이 가능하다. 회사는 오는 2030년까지 관련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자동차강판과 전기강판 등 저탄소 고급강을 양산할 방침이다.
사실 포스코의 합탕 기술 개발은 타사에 비해 늦은 감이 있다. 국내 기준으로는 870만t 규모의 전기로 생산시설을 운영 중인 현대제철이 가장 강력한 경쟁자다. 이미 현대제철은 올해 2월부터 기존 대비 탄소배출량을 20% 줄인 탄소저감강판 브랜드 ‘하이에코스틸’ 양산을 시작했다. 이 회사는 탄소저감강판 2종을 포함해 25종의 강종 승인을 완료했으며 올해 안에 인증 범위를 53종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해외로 눈을 돌려도 상황은 비슷하다. 세계 최대 전기로 생산시설(420만t 규모)을 보유한 동경제철은 현재 토요타 등 주요 완성차업체에 자동차 강판을 공급하고 있으며 2022년부터 세노타이제철소에서 전기로 기반 자동차 강판을 생산중인 일본제철도 2029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규슈지역 전기로 신설에 8687억엔(약 8조원)을 투자한다. 아울러 프랑스 소재 아르셀로미탈사 역시 13억유로(2조3000억원)을 투입해 200만t 규모의 전기로를 신설할 예정이다.
아직까지는 저탄소 고급강은 공급이 수요를 상회하고 있는 상태다. 업계에선 현재 탄소저감강판의 가격은 고로 기반 강판과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결국 ‘후발주자’인 포스코 앞에는 본격적인 제품 양산 시점에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가 놓였다. 다만 북미 지역은 현대자동차그룹과 합작법인을 통해 추진하는 ‘HPLS, 현대-포스코 루이지에나 스틸’의 주요 무대가 될 예정이며 일본은 자국 제강사들과의 치열한 경쟁이 필연적이다.
이에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의 도입으로 탄소저감강판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예정인 유럽연합(EU)도 주요 격전지로 꼽힌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유럽 내 자동차 강판 시장 규모는 2024년 184억3360만달러에서 2030년 280만3350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포스코 입장에서는 유럽 현지 제강사에 비해 물류비 부담이 큰 만큼 원가를 낮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포스코 관계자는 “가동 초기에는 열연 강판 등 범용재 중심으로 생산 예정"이라며 “자동차 강판 등 고급강 생산 비중은 이후 점진적으로 늘릴 계획으로 글로벌 완성차사들과는 지속적으로 우호 관계를 유지하며 수요 및 시장 상황 모니터링 해 가며 접근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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