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신한은행이 신용평가모델 고도화를 통해 외국인 금융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가계대출 성장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외국인 금융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육성해 안정적인 이자이익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아울러 금융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외국인 고객의 금융 이용 문턱을 낮춰 정부의 포용금융 정책 기조에도 부응하겠다는 복안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오는 3분기 완료를 목표로 기존 외국인 신용평가모형 고도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작업은 기존 운영모형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신용평가의 예측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신한은행은 고도화 완료 이후 즉시 현업에 적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한 성능 검증도 병행하고 있다.
외국인 신용평가모형은 국내 거주 외국인 차주를 대상으로 구축한 전용 평가모형이다. 기존 신용평가모형은 내국인 중심으로 설계돼 국내 체류 기간과 금융거래 특성 등 외국인 차주의 신용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국내에 거주하는 동안에는 소비 패턴과 금융거래 이력을 바탕으로 일정 수준의 신용평가가 가능하지만 출국 이후에는 거래 흐름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며 "특히 LGD(부도 시 손실률)를 산정하기 어려워 신용위험을 판단하는 데 제약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기존에 축적한 외국인 차주 데이터에 신용평가(CB)사로부터 확보한 국내 체류 외국인의 신용·대안정보를 결합했다. 기존 금융거래 정보만으로는 부족했던 외국인 고객의 신용도를 다양한 대안정보를 활용해 보완한 것이 이번 고도화의 핵심이다. 신용카드 일시불 이용률과 최근 3년 이내 휴대전화 번호 변경 이력 등이 대표적인 대안정보로 활용된다.
신용평가모형의 정교화는 외국인 고객의 대출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관련 상품 확대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한은행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입출금 통장인 'SOL글로벌통장'과 'SOL글로벌체크', 'SOL글로벌U체크' 등 체크카드 2종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9월에는 외국인 근로자 특화 신용대출 상품인 'SOL글로벌론'도 출시했다. 평가체계가 고도화되면 외국인 고객을 겨냥한 신규 대출상품과 금융서비스도 보다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이 외국인 금융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성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가계대출 중심의 성장 전략이 한계에 직면한 가운데 국내 노동시장과 소비시장에서 외국인 비중이 꾸준히 확대되면서 금융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은 약 287만명으로 최근 5년 사이 90만명 이상 늘었다.
실제로 금융권에서 선제적으로 외국인 금융에 집중한 JB금융그룹은 은행권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전북은행·광주은행·JB우리캐피탈의 외국인 대출 잔액은 1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정부 정책과의 방향성도 맞닿아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포용금융 전략추진단'을 출범시키고 금융 소외 해소와 금융 접근성 확대를 위한 구조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외국인 금융 확대 역시 금융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정책 기조와 궤를 같이한다는 평가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국인 금융은 수익성 확보와 포용금융 추진을 동시에 이행할 수 있는 영역"이라며 "시중은행인 신한은행이 본격적으로 뛰어들면 기존 지방은행보다 더 빠른 성장세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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