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태민 기자] 정부와 넥슨이 민관 합작으로 총 2500억원 규모의 게임 스타트업 투자 펀드를 조성한다. 1200억원 규모 전략펀드에 넥슨의 1300억원 직접투자를 더해 향후 5년간 국내 초기 게임 개발사와 차세대 게임 지식재산권(IP)을 발굴한다는 구상이다.
지난 1일 딜사이트가 보도한 정부와 넥슨이 게임 스타트업 지원 목적의 자(子)펀드를 조성과 관련한 구체적인 실행안이다.
투자 대상은 글로벌 확장이 가능한 IP를 비롯해 신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게임 개발사 등이다. 특히, 게임의 정의를 과감하게 확장해 ‘게임화된 AI’처럼 넓은 범위의 IP 콘텐츠에도 투자 가능성을 열어뒀다.
넥슨과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내 초기 게임 개발사를 대상으로 한 장기 투자 프로그램을 가동한다고 23일 밝혔다.
5년 동안 총 2500억원 규모로 시드~시리즈 A 단계의 게임 개발사에 단계적으로 투자한다. 구체적으로 문체부가 600억원, 넥슨이 588억원, 운용사 코나벤처파트너스가 12억원을 출자한다. 이후 넥슨이 약 13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직접 투입하는 구조다.
게임 전문 VC인 코나벤처파트너스가 모태펀드 자금을 활용한 전략펀드를 통해 시드~시리즈 A 단계까지 초기 단계 투자를 활성화하고, 후속 성장에 필요한 투자 자본의 마중물 역할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 펀드에는 문화체육관광부 IP 계정의 모태펀드 600억원이 포함돼 민간 대형 자본과 정책 자금이 결합된 민관 협력 구조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모태펀드 자(子)펀드는 통상 300억원 안팎으로 조성돼 왔는데, 문체부 IP 계정에서 자펀드 규모를 총 1000억원 이상으로 키운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그동안 게임사가 주요 출자자로 참여해 게임 분야에 투자하는 문화계정 자펀드가 결성된 적은 있지만, 이번 펀드가 문화계정 자펀드 중 역대 최대 규모”라고 강조했다.
넥슨은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지난달 말 스타트업 투자 전문 법인 ‘넥슨파트너스’를 설립했다. 넥슨파트너스는 향후 직접투자와 전략적 협력의 창구 역할을 맡는다. 넥슨은 코나벤처파트너스와 함께 1200억원 규모 전략펀드를 출범시키고, 별도 직접투자를 통해 성장 단계별 지원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넥슨이 게임 스타트업 지원을 재개하는 건 2019년 이후 7년 만이다. 앞서 회사는 2012년부터 2019년까지 '넥슨앤파트너즈센터'(NPC)를 운영했다. NPC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게임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NPC의 지원 철학을 계승하되, 범위를 대폭 확대한 버전이다.
넥슨에게 이번 프로그램은 신생 개발사와의 시너지를 통해 차세대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판단이기도 하다. 과거 2010년대 초반 스마트폰 전환기에 새로운 게임사들이 대거 탄생했듯, 인공지능(AI) 전환기에도 혁신적인 게임 IP가 등장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지금이 투자 적기라는 설명이다.
실제 업계에서도 이번 펀드 조성을 계기로 유망 게임 스타트업과 중소·중견게임사에 대한 후속 투자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게임은 개발 기간이 3~5년 이상 걸리며, 막대한 자금이 투입돼 개발 단계마다 수차례의 투자 유치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초기 시드 투자를 받은 뒤 궤도에 오를 무렵 후속 투자를 받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 결과 대형 개발사 위주로 투자가 몰리며 중견·중소 개발사의 자금 압박이 커지고 있다.
스타트업 데이터베이스 기업 더브이씨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국내 게임 스타트업·중소기업 투자 건수는 ▲2021년 57건 ▲2022년 58건 ▲2023년 48건 ▲2024년 35건 ▲2025년 19건으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게임 스타트업 투자 금액은 2021년 4326억원에서 2022년 5566억원으로 증가했다가 2023년 1563억원, 2024년 1484억원, 2025년 1100억원으로 감소세가 이어졌다.
이정헌 넥슨재팬 대표는 “최근 국내 초기 게임 개발 시장은 투자 심리 위축으로 유망한 개발사들조차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시장 상황에서 민관 협력을 통해 초기 자금 공백을 해소하고, 차세대 글로벌 IP를 발굴하는 장기 생태계 투자 프로그램으로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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