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태민 기자] 라인야후를 새 주인으로 맞은 카카오게임즈가 이사회 전면 개편을 완료했다. 주요 경영진에 라인게임즈 출신 인사가 다수 포진됨에 따라 시장 일각에선 라인게임즈와의 중장기적 협력 강화 및 합병 가능성까지 염두해 둔 인사라는 해석도 나온다. 향후 그룹 차원 사업 재편 방향과 성과 도출 시점에도 관심이 쏠린다.
카카오게임즈는 22일 오전 경기 용인시 카카오 AI 캠퍼스에서 임시주주총회·이사회 등 절차를 거쳐 김태환·이시우 신임 공동대표를 선임했다. 외부 인사인 김 신임대표가 중장기 전략 수립과 외연 확장을, 내부 인사인 이 신임대표가 조직 안정을 도모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구조다. 기업 경영권 인수 직후 라인야후 체제를 빠르게 안착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 사업·재무 전반에 라인 인사…양사 합병·체질개선 포석
카카오게임즈는 이날 라인게임즈와의 합병 가능성에 대해 "결정된 사항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사회 면면을 살펴보면, 중장기적으로는 양사 합병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읽힌다. 라인게임즈 출신 주요 인사들이 합류한 가운데 사업·재무 전반의 핵심 보직이 양사 사정에 모두 정통한 인물들로 채워졌다는 점에서다.
김 신임대표는 넥슨·라인게임즈를 거치며 국내외 M&A와 전략적 투자를 이끌어 온 '딜 메이커'로 꼽힌다. 지난 2023년 라인게임즈 사업총괄 부사장으로 합류해 비즈니스 전략 수립을 담당했다. 이번 빅딜을 적극 주도해 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 신임대표는 2015년 카카오게임즈 창립멤버 중 한 명으로, 회사 게임 사업 전반을 총괄함과 동시에 조직 안정화에 집중할 전망이다. 엔씨와 NHN, 위메이드 등에서 모바일·PC 게임사업을 이끈 역량을 토대로 카카오게임즈에서 '오딘: 발할라 라이징' 등 지식재산(IP) 흥행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와 함께 골드만삭스 한국지점 공동대표 출신인 임태섭 성균관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서석호 페트리코파트너스 상무이사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거버넌스 측면에서 자본운용 및 투자금 관리·감독 양대 축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페트리코파트너스는 이번 거래에 참여한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다. 통상 PEF가 경영권을 인수하면 운용사 임원이 비상근 이사로 합류해 투자금을 관리·감독하는 역할을 맡는다. 정해진 만기 안에 엑시트(투자금 회수)해야 하는 PEF 특유의 구조적 특성 때문이다.
카카오게임즈는 비핵심 사업 정리와 재무 구조 개선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PEF 특유의 강도 높은 체질 개선과 수익성 제고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라인게임즈 출신 신권호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임도 주목할 부분이다. 골드만삭스 출신인 신 CFO는 주요 정보기술(IT) 기업의 기업공개(IPO)와 투자유치를 주관했던 인물이다. 라인게임즈에서는 IPO 준비와 함께 재무건전성 등을 관리했다.
라인 산하 게임사들의 재무 정보가 그에게 일원화된 셈이다. 향후 양사 간 협력이나 구조 개편 논의가 본격화할 경우, 가치평가와 재무 검토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성장' 외쳤지만 과제 산적…경영 능력 검증·신작 공백 해소 관건
카카오게임즈가 라인야후 체제 전환 직후 시장에 던진 첫 메시지는 '성장'으로 압축된다. 신작 라인업은 유지하면서 M&A를 적극 추진해 글로벌 확장을 이끈다는 취지다. 자연스럽게 시장의 시선은 신임 대표 체제의 첫 의사결정에 쏠린다.
가장 큰 과제는 두 대표가 라인야후 체제 안착 과정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공통적으로 게임업계 경험은 풍부하지만, 흥행작 배출 및 재무 개선 성과가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점은 부담이다. 김 대표가 라인게임즈 부사장으로 재직했던 2023~2025년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졌고, 이 대표 또한 카카오게임즈가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던 시절 사업 책임 라인에 있었기 때문이다.
내년 1분기로 예정된 '아키에이지 크로니클' 이후 차기작 라인업이 불투명한 점도 리스크로 꼽힌다. 카카오게임즈는 기존작 매출 하향 안정화와 신작 출시 일정 지연이 누적되며 수익성이 악화했다. 실적 모멘텀이 사라지면서 주가·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는 임시주총에 참석한 주주들의 반응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주주연대 관계자는 임시주총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대다수의 주주들이 신작 출시 모멘텀을 보고 미리 진입했는데, 일정이 계속 연기되면서 실망감이 누적됐다"며 "신작 로드맵을 명확히 공개한다면 시장 기대감이 돌아오면서 주가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라인게임즈와의 협력 방향과 주주가치 제고 방안, 라이온하트스튜디오 IPO 재추진 여부 등도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영진 교체 이후 모회사인 라인야후 및 라인게임즈와의 협업이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나, 라인의 글로벌 시장 영향력과 라인게임즈의 신작 부진 상황을 고려하면 시너지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유상증자에 따른 희석 효과를 상쇄할 수 있는 신규 경영진의 성장 전략과 모회사와의 시너지 방안 제시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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