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희 기자] 클로봇이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DLS) 인수와 출자에 필요한 자금 대부분을 유상증자에 의존하는 가운데 최근 주가 하락이 자금조달 계획의 변수로 떠올랐다. 현재 주가 수준이 이어질 경우 발행가액과 모집총액이 당초 예상보다 낮아져, DLS 인수 이후 기존 사업에 투입할 운영자금 여력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클로봇은 유상증자로 조달할 예정인 약 2000억원 가운데 57.9%인 1158억원을 DLS 인수와 인수 후 출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두산에는 구주 인수대금으로 52억원을 지급하고, DLS가 실시하는 유상증자에 총 1106억원을 투입한다. 출자금 가운데 633억원은 태국 물류센터 공사 사고와 관련한 부채 대응에, 나머지 473억원은 운영자금과 물류자동화 솔루션 고도화, 인력 채용 및 유관 사업 투자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사실상 인수 금액 전부를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하는 셈이다.
DLS 인수 과정에서 클로봇의 유상증자 의존도가 높아진 것은 당초 구상했던 인수 계획이 틀어졌기 때문이다. 클로봇은 재무적투자자(FI)인 펙투스컴퍼니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DLS를 인수할 계획이었다. 클로봇과 펙투스컴퍼니의 투자 비율은 각각 70%, 30%로, 각자 700억원과 300억원을 부담하기로 했다. 그러나 클로봇은 지난 4월 금융위원회의 중복상장 원칙적 금지로 인해 FI의 의사결정이 늦어지면서 단독 인수로 방향을 틀었다. DLS 인수 자금을 댄 FI로서는 향후 지분 매각이나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금을 회수해야하는데, 이미 클로봇이 코스닥 상장사인 만큼 DLS의 IPO를 통한 자금 회수 가능성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클로봇은 다음 달 2일 유상증자 1차 발행가액을 확정하고, 같은 달 7일을 신주배정 기준일로 지정할 예정이다. 이어 8월13~14일 구주주 청약을 진행한 뒤, 실권주가 발생하면 8월19~20일 일반공모를 실시한다. 신주는 9월7일 상장될 예정이다. 이후 클로봇은 9월 말까지 최종 매매대금 납입을 완료하고 DLS 인수 절차를 최종 마무리할 계획이다.
업계는 당장 내달 2일 산정되는 유상증자 1차 발행가액이 당초 예정 발행가액을 크게 밑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클로봇 주가가 유상증자를 결정한 4월 이후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어서다. 앞서 클로봇은 지난 4월3일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예정 발행가액을 주당 3만6400원으로 제시했다. 당시 최근 1개월 거래량가중평균주가 5만7446원, 최근 1주일 거래량가중평균주가 5만1879원, 기산일 종가 5만1200원 등을 토대로 기준주가를 산정한 뒤 할인율 25%와 증자비율을 반영한 결과다.
클로봇 주가는 24일 3만3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가 흐름을 바탕으로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 단순 계산하면 1차 발행가액은 2만3600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른 모집총액은 기존 2000억원보다 600억~700억원 줄어든 약 13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 DLS 인수 및 출자 예정액 1158억원은 충당할 수 있지만, 이를 제외하면 기존 사업의 운영자금과 연구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은 100억원대 중반에 불과하다.
클로봇은 부족한 부분을 가지고 있는 현금으로 충당할 방침이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클로봇의 올해 3월 말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억원에 불과하고 단기금융상품 426억원을 포함해도 현금성 재원은 약 447억원 수준이다. 기존 사업 운영에 필요한 자금까지 고려하면 자체 재원만으로 부족분을 메울 여력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클로봇은 최근 주가 하락으로 모집총액이 줄어들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지만 유상증자는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클로봇 관계자는 "최근 주가 하락에 따라 자금조달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유상증자는 기존 일정대로 진행하고 부족한 부분은 보유 현금과 금융상품 등을 활용해 충당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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