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서버용저전력 D램(LPDDR)확보전이 기판업계의 수혜로 이어질 전망이다. 엔비디아가 LPDDR5X 기반 소캠2(SOCAMM2) 모듈의 용량을 당초 예상보다 낮추는 방향으로 전략을 조정하면서다. 모듈 용량만 줄어들 뿐 모듈과 기판 수에는 변화가 없는 상황인 만큼 오히려 기판 업체에는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최근 차세대 AI 가속기인 ‘베라 루빈 NVL 72’에 탑재될 LPDDR5X 소캠2 모듈의 용량을 192GB에서 96GB로 낮췄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인 베라에는 LPDDR5X 기반 소캠2 모듈 8개가 장착된다. 소캠2 모듈 1개에는 LPDDR5X 패키지 4개가 탑재된다. 당초에는 12GB급 LPDDR5X 다이를 4단으로 쌓은 패키지 4개를 활용해 모듈당 192GB 용량을 구현하는 구조가 거론됐다.
그러나 최근 AI 서버 수요가 폭증하며 D램 쇼티지 상황이 악화되면서 엔비디아는 결국 소캠2의 모듈 용량을 줄이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D램 수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필요한 물량을 제때 확보하기 어려운 데다 자칫 제품 출하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메모리 수요가 둔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면서 기판 업계에도 여파가 미쳤다. 용량이 줄어드는 만큼 탑재되는 소캠2 모듈 출하량도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러나 엔비디아는 소캠2 모듈 자체를 줄이는 게 아니라 모듈당 메모리 용량을 낮췄다. 기존 4단의 LPDDR5X 다이를 2단으로 낮춰 모듈당 용량을 절반 수준인 96GB로 줄이는 방식이다.
적층 수만 달라질 뿐 기판 수 자체는 유지되는 만큼 기판 업계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기판 업체 관계자는 "메모리 용량을 반으로 줄여도 LPDDR5X 적층 수만 줄어들지, 다중칩패키지(MCP) 수 자체는 그대로 4개인 만큼 기판에서의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MCP 기판은 여러 메모리칩을 하나의 패키지 안에서 구동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기판을 뜻한다.
모듈 용량을 절반으로 줄여 수급량을 늘린다면 오히려 기판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96GB 제품을 주력 제품으로 내세워 생산을 6배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관계자는 "모듈 용량을 절반으로 줄여 생산량을 두 배 늘린다면 기판도 함께 두 배 늘어나는 만큼 오히려 기회"라며 "MCP 기판 생산 물량도 하반기부터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모듈 용량만 낮아질 뿐 기판 등 부품·소재 단계의 설계에는 큰 변화가 없는 만큼 출하량 증가 효과가 공급망 전반에 그대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다음 세대 제품에서 고속 신호 대응과 전력 무결성 확보를 위해 기판 층수가 증가하거나 적층 구조가 고도화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소캠2 모듈 출하량 확대, 중장기적으로는 고부가 기판·소재 스펙이 상향되는 이중 수혜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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