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028년 합산 영업이익이 100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는 반면 공급 확대는 제한되면서 과거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뛰어넘는 수익성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12일 메리츠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28년 영업이익은 676조1420억원, SK하이닉스는 474조4070억원으로 예상된다. 두 회사의 영업이익을 합치면 약 1150조원 규모다. 삼성전자는 같은 해 매출 1012조4070억원, SK하이닉스는 573조967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양사 매출을 합치면 1586조원에 달한다.
성장 속도도 가파르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2025년 43조6011억원에서 ▲2026년 411조6970억원 ▲2027년 622조3650억원 ▲2028년 676조142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3년간 연평균 성장률(CAGR)은 약 149%다. SK하이닉스는 2025년 47조2063억원에서 ▲2026년 270조1080억원 ▲2027년 421조8620억원 ▲2028년 474조4070억원으로 늘어나며 연평균 약 116% 성장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 같은 전망의 배경에는 AI 데이터센터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이 있다. 생성형 AI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수천억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 계획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AI 모델이 고도화될수록 더 많은 연산 능력과 메모리가 필요해지고 이에 따라 HBM을 중심으로 한 고성능 메모리 수요 역시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HBM은 현재 AI 반도체 시장의 핵심 부품으로 평가받는다. 엔비디아의 AI 가속기를 비롯한 최신 AI 서버에는 대용량 HBM이 필수적으로 탑재된다. 업계에서는 AI 반도체 성능 경쟁이 지속되는 한 HBM 수요 역시 중장기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반면 공급 확대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첨단 DRAM과 HBM 생산에는 대규모 설비 투자와 공정 전환이 필요하다. 신규 생산라인을 구축하더라도 실제 양산까지 수년이 걸린다. 메리츠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말 DRAM 생산능력을 월 71만장. SK하이닉스는 월 63만장 수준으로 추정하면서 2027년에도 증설 규모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전반의 공급 부족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가격 전망도 공격적이다. 삼성전자 DRAM 평균판매가격(ASP)은 2025년 0.48달러에서 2027년 2.35달러로 약 5배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SK하이닉스 역시 같은 기간 0.57달러에서 2.09달러로 오를 것으로 추정했다. 출하량 증가보다 가격 상승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면서 실적이 급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수익성 역시 이례적인 수준이라는 평가다. 삼성전자 메모리 부문의 DRAM 영업이익률은 2027년 89%, SK하이닉스는 88% 수준까지 높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제품 100원을 팔아 80원 이상을 영업이익으로 남기는 셈이다. 이는 과거 메모리 슈퍼사이클과 비교해도 매우 높은 수준의 수익성이다.
물론 변수도 존재한다. AI 투자 경쟁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거나 중국 업체들의 기술 추격으로 공급이 확대될 경우 수익성 역시 달라질 수 있다. 메모리 산업 특성상 가격 상승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 결국 신규 투자 확대와 공급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단순히 1150조원이라는 숫자보다는 AI 시대를 맞아 메모리 산업이 과거 경기순환 산업에서 핵심 인프라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000조원 시대' 시나리오는 AI가 반도체 산업의 수익 구조를 얼마나 크게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숫자라는 분석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DRAM 업체들의 2027년 설비투자 계획 규모는 급격히 증가하겠으나 AI 영역에서 발생할 실수요 대비 턱없이 부족할 것"이라며 "특히 2026년 9월경 DRAM 3사가 실시할 차기 연도 수요 조사는 지난해에 이어 구조적 공급부족이 불가피함을 재확인시킬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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