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대호에이엘이 다시 상장 유지의 기로에 섰다. 한국거래소가 최근 대호에이엘이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한다고 결정해서다. 감사의견 거절과 횡령·배임 의혹, 경영권 분쟁이 맞물린 상황에서 회사가 거래소와 시장에 충분한 개선 가능성을 입증하지 못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지난 11일 임시주주총회는 대호에이엘이 정상화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분기점이었다. 상장 유지와 거래 정상화를 위해서는 이사회 재편, 내부통제 회복, 경영권 분쟁 종식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가 필요했다. 그러나 임시주총은 개선 의지를 보여준 자리가 아닌 경영권 분쟁을 재확인한 자리로 남았다.
당시 임시주총에서는 횡령·배임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지목된 인물에 대한 해임안이 부결됐다. 신규 이사 선임안도 주주 동의를 얻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이사회 정상화는 완결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거래소의 결정이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반응이다. 대호에이엘은 오는 7월 주총에서 다시 지배구조 개편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대호에이엘에 지금 필요한 것은 경영권 다툼의 승자가 아니라 상장 유지를 위한 신뢰 회복이다. 거래소와 시장이 확인하려는 것은 내부통제 복원과 책임 있는 의사결정 구조다. 그러나 11일 주총 이후에도 분쟁이 정리되지 않으면서 정상화 일정은 다시 뒤로 밀렸다.
이번 과정에서 제이앤제이자산운용 측의 움직임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해당 운용사는 1990년대생 외식업 대표들이 최대주주인 헤지펀드 운용사로 알려져 있다.
시장에서는 제이앤제이자산운용 측이 임시의장 후보로 추천한 정희균 노블파트너스 총괄이사의 이력에도 주목하고 있다. 정 총괄이사는 코스닥 상장사 아이텍의 종속회사인 씨앤엔인베스트먼트와 접점이 있는 인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번 주주제안의 배경과 이해관계를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소액주주 보호를 내세운 주주제안이라도, 그 배경에 외부 투자세력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다면 목적과 배경은 시장에 충분히 설명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소액주주의 문제 제기 자체는 정당하다. 상장사가 감사의견 거절에 이르고 횡령·배임 의혹까지 불거졌다면, 주주들이 경영진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한 권리다. 회계장부 열람, 검사인 선임, 이사회 교체 요구도 주주권 행사의 영역에 있다. 다만 그 주주권 행사가 회사 정상화보다 경영권 장악을 둘러싼 표 대결로 비칠 경우 문제의 성격은 달라진다.
대호에이엘 사태가 경영권 분쟁으로 비화되는 동안 거래정지 상태에서 주식을 처분하지 못한 일반 소액주주들의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 경영권 분쟁 당사자들은 7월 주총을 준비할 수 있지만, 일반 주주들은 거래 정상화가 지연되는 시간을 그대로 감내해야 한다.
주주행동주의는 자본시장에 필요한 감시 기능이다. 그러나 상장폐지 위기 기업에서 주주권 행사는 회사 정상화라는 결과로 증명돼야 한다. 대호에이엘의 7월 주총은 단순한 표 대결의 연장이 아니라, 이사회 개편을 통해 상장유지와 거래 정상화 가능성을 높이는 계기가 돼야 한다. 소액주주 보호라는 명분이 경영권 분쟁의 장기화로 이어진다면 피해는 결국 거래 재개를 기다리는 진짜 소액주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