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재민 기자] 영풍·MBK파트너스가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의 고려아연 회계처리기준 위반 조치를 근거로 이그니오홀딩스 고가 인수 의혹에 대한 회사 차원의 조사를 요구했다. 고려아연이 2022년 미국 전자폐기물 재활용 업체 이그니오홀딩스를 인수한 직후부터 대규모 영업권 손상을 반영했어야 했다는 점이 금융당국 판단으로 드러난 만큼, 당시 인수 가격의 적정성과 의사결정 과정을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영풍·MBK파트너스는 17일 입장문을 통해 고려아연이 2022년 말 재무제표 작성 당시 이그니오홀딩스 관련 영업권 손상차손을 제대로 인식하지 않은 점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영풍·MBK 측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2022년 이그니오홀딩스 관련 영업권 3234억원 가운데 1636억원을 손상차손으로 반영했어야 했지만 이를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않았다.
영풍·MBK는 이를 두고 고려아연이 이그니오홀딩스를 인수한 지 수개월 만에 인수대가의 상당 부분에 대한 가치 훼손이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2022년 이그니오홀딩스 기존 주주 지분 인수를 위해 약 3749억원을 지급했다. 당시 이그니오홀딩스가 적자 상태였고 순자산이 515억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수대금 대부분이 영업권으로 구성됐다는 설명이다.
증선위는 이후에도 이그니오홀딩스 관련 손상이 지속된 것으로 판단했다. 영풍·MBK는 증선위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약 1900억원 규모의 기업가치 훼손을 지적했다며, 인수 첫해부터 대규모 손상이 발생한 것은 고가 인수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라고 주장했다.
영풍·MBK 관계자는 “기업을 인수한 당해연도에 대규모 영업권 손상이 일어나는 건 시장에서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증선위의 지적은 사실상 고려아연이 두 배 가까운 고가에 이그니오홀딩스를 인수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영풍·MBK 측은 고려아연 이사회와 감사위원회에 증선위 조치와 이그니오홀딩스 인수 관련 사실관계 전반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 영풍·MBK 소속 사내이사뿐 아니라 일부 사외이사도 내부 감사와 진상 조사 요구에 동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풍·MBK는 최윤범 사내이사 등 고려아연 경영진이 이그니오홀딩스 인수 첫해 결산 시점부터 발생한 손상 요인을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않은 경위에 대해 해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다수 규제당국이 이그니오홀딩스 고가 인수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는 만큼, 회사 차원의 독립적인 진상 조사를 통해 배임이나 횡령 등 문제가 없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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